모든 분야의 배움은 끝이 없다. 조금만 뒤처져도 바로 추락하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수많은 전문가들 가운데서 명인으로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해야만 한 분야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산 최고의 명인. 유림면에서 삼민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손민우(54)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지난 2009년 농촌진흥청 축산분야 최고 농업기술 명인 선정.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선정하는 신지식농업인 선정. 이 두 가지만 놓고도 그를 우리나라 축산 최고의 명인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전국 신지식농업인 대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받는 등 그의 활동이 여타 축산인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최근 무더운 날씨 속에서 축사 관리는 물론 유가공제품 생산에 매진하고 있는 손민우 대표를 만났다. 마침 경상대학교 동물생명과학과 대학원생들이 유가공제품 생산 체험을 하고 있었다. 공장 한 쪽에 둘러 앉아 대학원생들에게 시종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는 손민우 대표는 우선 농장에 생산한 요구르트를 건넸다. 손 대표는 최근의 무더위 속 농장 상황에 대해 “어제도 품종 좋은 송아지 두 마리를 산에 묻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큰 암소를 묻기도 했구요. 쉬쉬 하지만 모든 농가에서 더위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본격적으로 치즈를 만드는 시간. 학생들을 지도하는 가운데 그의 손에는 행주가 늘 들려 있었다. 또한 그는 계속해서 손을 씻었다. 깨끗한 행주로 연신 기계를 닦고. 이후 바로 손을 씻는다. “자연치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금만 오염되어도 변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손민우 대표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치즈 만드는 법을 설명했다. 손 대표는 “대부분의 축산 관련 대학생들은 치즈를 만들어보지 못합니다. 단지 책에서만 보는 것이 다입니다. 이번에 온 대학원생들은 1년 전부터 꾸준하게 저희 농장을 방문해 치즈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치즈 전문가이기도 한 그지만 그의 본업은 축산. 그중에서도 우수한 품질의 소를 만들어내는 종축개량이다. 목장의 첫 시작은 아주 미미했다. 손민우 대표가 목장을 시작한지는 1983년. 목장 관리인으로 일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젖소 2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현재 90여 마리의 젖소로 늘어났다. 손 대표가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지는 것이 종축개량이다. 좋은 품질의 젖소를 확보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좋은 유가공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원료인 우유입니다. 그래서 종축개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고품질의 우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한 방법이 종축개량이니까요”라고 설명했다. 목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그가 눈을 돌린 것은 유가공 제품. 그는 과잉 생산되어진 우유를 이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15년 전부터 세계 곳곳을 누비며 치즈 등을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 삼민목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치즈 2종과 요구르트다. 치즈 공장은 지난해 6월 정식 등록을 거쳐 판매를 하고 있다. 치즈를 만드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작업에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치즈를 만드는 날은 꼼짝없이 하루 종일 농장 작업장에 매달려야 한다.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원유를 살균하고 냉각한 후 유산균을 접종하고 ‘렌넷’이라는 응유효소를 첨가한다. 그러면 우유가 유산균과 렌넷의 작용으로 반고체 상태인 ‘커드’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즈 커드로 다양한 치즈를 생산하는 것이다. 좋은 품질의 젖소에서 생산한 우유를 이용한 최상급 치즈와 요구르트는 날개 돋친 듯 소비자들에게 팔려 나간다. 그러나 손 대표는 대량생산. 대량 유통은 절대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백화점 납품 등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유통업자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이들이 이윤을 40% 가량 가져가기 때문에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목장은 수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이 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그는 목장의 문을 개방하고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을 내치지 않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축산을 시작한지 30년. 유가공 제품 개발에 매달린 지 15년. 오랜 기술 습득을 통해 그 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개발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그는 “생산만 해서 판매를 한다면 현재의 지식이면 충분하지만 학술적인 이론도 공부해야 합니다. 깊이 있게 학술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니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민목장은 손 대표와 부인 송선희 씨. 아들 현윤·현철 씨가 함께 일한다.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모든 일을 해 나가는 손 대표이지만 그의 가족들이 큰 힘이 된다. 손민우 대표 다음으로 미래 우리나라 축산을 이끌어갈 인재들인 그의 두 아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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