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 立敎篇(명심보감 입교편) 5. 다섯가지 가르침의 조목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하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할지니라. -성리서- <원문原文> 性理書(성리서)에 云(운). 五敎之目(오교지목)은 父子有親(부자유친)하고 君臣有義(군신유의)하며 夫婦有別(부부유별)하고 長幼有序(장유유서)하며 朋友有信(붕우유신)이니라. <해의解義> 오륜의 가르침은 삼강(三綱)과 함께 유고의 근간을 이루는 도덕률이다. 그리고 이조 오백년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뿌리 깊게 그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삶의 교훈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부자유친(父子有親)은 아버지는 자식을 사랑해서 이끌어 주고 자식은 어버이를 공경해서 받드는 부자관계의 확립을 말한다. 부자관계의 친애함을 역설적으로 사용해 아들을 교육시킨 황희 정승의 다음과 같은 얘기는 새겨들을 만하다. 어느 날 황희는 아버지의 훈계를 듣지 않고 주색에 빠진 아들이 집에 돌아오는 것을 보고 의관을 갖추고 문 밖으로 나가 아들을 공손히 맞아 들였다. 깜짝 놀란 아들이 허둥지둥 연유를 묻자 황희는 ‘아비 말을 듣지 않는데 어찌 내 집안사람이라 하겠는가. 집안사람이 아닌 나그네가 집에 찾아오면 이를 맞는 주인이 인사를 차리지 않아서야 어찌 예의라 이르겠느냐’하고 정중하게 대답했다. 부자간에는 주객 사이와는 달리 친애의 정이 있음을 들어 아들의 잘못을 완곡하게 지적하는 모습이 황희 정승의 면모답다. 그 다음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義)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 군신유의(君臣有義)의 도덕률이다. 주역 귀매괘에 ‘월기망(月機望)’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늘이 빛을 받는 것이 달이 햇빛을 받는 것과 같은 의미로 유가에서 이 ‘군신유의’는 정치의 기본을 이루는 중요한 사상이다. 부부유별(夫婦有別)이란 남편과 아내 사이에 분별이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지간이 있은 뒤에 군산상하가 있어 예의란 것을 차리게 된다. 그러므로 부부는 인륜의 근본인 동시에 국가의 안정이나 혼란에 관계되지 않음이 없다’ 이렇듯 중요한 관계에 분별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필히 적용되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예부터 백발노인이 무거운 짐을 지고 길 가는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아야 태평성대라고 했다. 젊은 사람들이 노인을 공경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이것이 바로 장유유서(長幼有序)이다. 그 다음으로 붕우유신(朋友有信)이 있다.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버지는 보배이고 형제는 위로가 되나 벗은 그 양쪽’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소중한 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야말로 믿음이 아니겠는가. 모든 가치관이 뒤바뀌고 혼란한 오늘날과 같은 세태에서 이 오륜의 가르침이야말로 더욱 절실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인간이 만든 문명에 짓눌려 인간성을 상실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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