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4일 함양 안의중학교에 훤칠한 백바지 신사가 들어섰다. 그는 학교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의 씨름장으로 향했다. 이날 방문한 주인공은 씨름선수 김기태. 김기태 선수는 한국씨름계의 현역 최다 한라장사(9회) 기록을 가진 베테랑이다. 이날 김기태 선수는 안의중학교 씨름부 학생들과 삿바를 잡으며 모래판을 뒹굴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도 하는 등 1일 교사로서 맹활약했다. 수업 시작과 함께 김기태 선수는 “여러분이 열심히 씨름을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어차피 하는 것 다치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한다”강조했다. 백 바지를 입고 온 김기태 선수는 학생들의 씨름 실력을 유심히 바라보던 중 “나도 하고 싶은데. 오늘 교실에서 수업하는지 알고 옷을 준비 못했다”며 급하게 근처 학생의 옷과 바꿔 입기도 했다. 특히 김기태 선수는 맹장수술을 한지 3주밖에 되지 않아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학생들과의 연이은 몇 판의 대결을 벌이면서도 김기태 선수는 이것저것 주문하기도 하는 등 완벽한 1일 교사로서의 활약을 보였다. 김기태 선수는 “선수들 기량이 예사롭지 않다. 조금만 더 훈련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 같다”며 “씨름은 몸의 건강과 개인의 발전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종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김기태 선수의 1일 교사 체험에는 인근의 안의초등학교 학생 10여명도 함께 했다. 김 선수는 씨름 교본과 삿바 등을 중학교에 전달했다. 안의중학교 김원식 체육교사는 “훌륭한 선배 씨름선수와 함께 삿바를 잡아보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직접 방문해 지도해주는 김기태 선수에게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