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서연석씨는 천왕봉소리샘(관악기 연주팀)을 리드하면서 함양 불우지역을 순회하며 주옥같은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만인보39편   치매노인에게 트럼펫 들려주는 함양 모아열쇠가게 서연석   “♪ 자∼아.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 # 바야흐로 바캉스 계절이다. 휴가철인지라. 경향각지 벗들로부터 지리산여행정보 관련 문의전화가 솔찮게 온다. 월간 HIM(국군 장병 잡지) 유성욱 편집장 “이번 여름 지리산으로 휴가 떠나는 장병들 위한. 바캉스 특집 꾸며볼까 합니다. 주제는 <지리산 이 곳에서 호연지기를 느껴라!> 지리산 둘레길 여러 장소 중에서 기가 철철 넘치는 명당 터 좀 소개해 주세요” 여류소설가 이나미씨(주요작품 ‘수상한 하루’)는. “올여름 지리산 함양 고즈넉한 곳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며 마음수양도 하고 지리산 함양 테마로 한 연작소설도 집필해 보고 싶어요. 풍광 괜찮은 펜션 한 곳 추천해 주시죠. 플러스!. 감동적인 연작소설 소재거리 부탁드려요” 얼떨결에 나는 답했다. “함양을 주제로 한 연작소설을 쓰겠다? 아주 좋은 생각! 도전해 보세요! 공지영 소설가도 일전 지리산 형제봉 자락 마을. 소재로. 수필을 써 빅히트했죠. 그런데 말이죠. 공지영 작가처럼 마을 에피소드(레저풍 수필) 쓰지 말고. 지리산 함양 무대로 한. 어른들이 보는 동화. 한번 창작해 보세요. 안도현 시인의 동화 <연어> 같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겁니다” ‘함양. 어른이 보는 동화. 감동스토리? 어떤 게 있을까?’ # 함양읍 동문 네거리 모아열쇠. 열쇠 복제. 도아로크. 도장 파는 가게다. 6월 어느 날. 신간도서 구입하기 위해 대암서적 향해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트럼펫(Trumpet)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음악소리 나는 곳. 쫓아 가 보니 모아열쇠집. 트럼펫 소리는 무척 단조롭고 템포는 약간 느렸으며 멜로디는 무척 귀에 설었다. 트럼펫은 다른 금관악기들과 마찬가지로 마우스피스에 입을 대고 불어 관내의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 낸다. 슬라이드 부분의 관은 원통형이며 악기 끝 부분인 벨(bell)에 이르는 부분의 관은 원추형이다. 연주곡은 백설희 가수가 부른 ‘봄날이 간다’. 그날 봄비가 내린 탓인지 음악이 무척 우울하게 들렸다. 연주는 아마추어급이었지만 인생의 허무함을 그린 노래(봄날이 간다) 듣자니. 듣는 이 마음결에. 마구마구 파문이 일었다. 연주를 끝까지 듣기 위해 열쇠가게로 들어갔다. 연주자에게 인사를 하고 계속해 ‘봄날이 간다’를 경청했다. 트럼펫 종류로는. B♭조. C조. D조. E♭조 트럼펫 등이 있는데 모아 열쇠 주인은 C조 트럼펫으로 연주했다. 며칠 전 서각가 김원식씨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던 적이 있었다. 김씨 말하길 “모아열쇠 주인 서연석씨(55세). 만인보에 왜 소개 안 하요? 그 분. 함양 음악인들을 규합. 치매 할머니 찾아가 고운 음악 들려드리는데? 그 아름다운 사연 만인보에 소개 좀 하세요” # 트럼펫 연주 마친 모아열쇠주인에게 말을 걸었다. “심금을 울리는 연주올씨다. 오늘처럼 봄비 내릴 때 ‘봄날이 간다’ 들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집니다 그려. 매일 밤 이렇게 가게서 연주합니까” “아. 아닙니더. 내일. 요양센터에 치매환자(노인) 위문공연이 있어 연습하고 있슴니더. 보잘것없는 솜씨인지라 이렇게 연습을 해야지 내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옵니다요 허허” 서연석씨는 계속해서 남인수의 ‘산유화’를 연주한다. 두 노래 공히 흘러간 옛노래. 사랑의 감미로움과 애달픔을 그리고 있다. 서연석씨 트럼펫에서 마치 물 위를 미끄러져 가는 바람같은 선율이 흘러나온다. - 지금 연주한 두 가요는 1940년대에서 50년대 널리 불렀던 불멸의 대중가요이군요. 이런 노래를 택한 까닭은? “(웃으며) 치매노인분들이 한창 처녀시절 때 흥얼거렸던 노래니까요. 제가 이 두 가요를 연주하면 치매 노인들께서 눈을 지그시 감고 옛날을 추억하곤 합니다. - 치매노인들 대상으로 연주하다보면 이색적인 에피소드가 많겠네요. “노인들은 제 연주를 들으며 화려했던 청춘시절을 회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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