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연을 맺은지 16년. 먼 이국땅 생면부지 남편과 가정을 이루며 어려운 형편이지만 6남매를 낳고. 시부모를 모시며 10명의 대가족이 함께 사는 다복한 가정. 이번 주 지리산인은 너무나 행복해 깨소금이 묻어날 것 같은 다문화 가정 김민영·사이또 미끼 부부를 만났다. 1997년 믿음을 통해 부부의 연을 맺은 김민영·사이또 미끼씨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6남매를 낳았다. 첫째인 연희(14). 둘째 효준(12). 셋째 효제(10). 넷째 효상(8). 다섯째 효원(7). 막내인 연아(4)까지. 김민영씨의 부모까지 10명의 대가족이 한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부부와 여섯 아이는 최근 전국 다문화가족 합창대회 경남지역 예선에 출전해 대상을 받았다. ‘시골육남매’라는 팀명으로 출전한 8명의 대가족은 트로트 ‘빵빵’을 불러 화기애애하면서도 흥겨운 분위기에 참가자 및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창 농번기라 노래 연습할 시간이 없어 전날 노래방에 가서 함께 연습한 것이 전부예요” 민영씨는 대상을 받았다는 쑥스러움인지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6남매와 함께 출전한 행복한 가정을 보면 출전만 해도 대상이지 않을까. 이들 부부의 팀은 오는 9월에 열리는 전국대회에 참여해 전국에 다시 한 번 사랑의 하모니를 선물하게 된다. 이들 부부에게 요즘이 가장 바쁜 계절이다. 농사를 짓는 이들 부부의 주 농작물은 양파와 벼. 감자 등. 찾아간 이날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 양파 수확을 마무리하기 위해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에서 일을 마치고 난 이후였다. “해가 뜨기 전에 나가서 이제 들어오는 거예요. 이제 양파 수확을 마무리 했으니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어요” 늦은 오후 5시가 넘어 찾아갔지만 이제 막 밭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참이었다. 남편이 양파밭에서 나가 일하는 동안 부인 사이또씨는 새참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돌본다. 함께 일하지 않냐고 물으니 몸이 좋지 않단다. 행복할 것만 같은 이 부부도 역시 지난 3년 전 사이또씨가 유방암에 걸리며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2010년 8월 몸이 좋지 않은 찾은 병원에서 그녀는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6남매의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이미 임파선까지 전이된 암덩이로 인해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들의 어려운 형편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군민들의 모금이 이어졌다. 주간함양에서도 당시 모금운동을 전개하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시련이 있은 지 3년이 지나 다시 찾은 사이또씨는 건강한 모습을 되찾은 것 같이 밝게 맞이했다. 언제나 밝게 웃는 그녀이기에 건강이 어떠한지 물어봤다.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많이 좋아 졌어요. 모두가 걱정해 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걱정해 주신 모두 고맙습니다” 웃으며 말하는 그녀에게서 병마의 그늘은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이제 항암치료는 끝났고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있어요” 완쾌된 것이 아니라고 하니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그녀의 남편 민영씨는 매일 아픈 아내를 위해 마사지를 한다. 최근에는 농사일이 너무 힘들어 빠트리기도 했지만 그의 하루 일과 중 마지막에 해야 할 일이 아내를 위한 마사지다. “수술 이후 림프부종으로 인해 하루라도 마사지를 해 주지 않으면 퉁퉁 붓는다. 지난해에는 이것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며 아직까지 병마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가정. 막내가 태어난 지 4년이 되었다. 막내를 낳고 얼마 후 얻은 병마. 막내에게 동생을 선물해 주고 싶지 않냐고 물으니 그녀는 “몸이 아파 아기를 낳을 수 없어요”라며 아쉬워했다. 뇌산마을 이장이기도 한 민영씨. 함양에서 제법 큰 마을인 뇌산마을은 90여가구 240여명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이장 직을 맡고 있는 영민씨는 바쁜 농삿일에도 마을일을 5년째 마을일을 틈틈이 돌본다. 주변의 칭찬도 자자하다. 마침 다섯째 효원이를 가르치는 방문 교사가 수업을 마치며 나가는 길이어서 아이들의 공부는 어떤지 물어보니 “애들이 학원을 많이 안다니는데 공부를 잘해요”라는 말에 “사모님 닮아 그런 것 아니겠어요”라고 되물으니 사이또씨는 손사래 치며 “남편 닮아서 그런 거예요”라며 급하게 말한다. 뒤늦게 민영씨는 “제가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예요”라고 말한다. 사랑으로 뭉쳐진 이 가족의 희망사항. 소망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민영씨는 “무조건 열심히 살아아죠. 사랑하는 애들과 마누라랑 함께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이또씨는 “제 건강 빨리 회복하고. 애들 아프지 않고 잘 자라주면 좋겠어요. 집은 (너무 좁아) 조만간 해결됐으면 해요”라며 소박한 꿈을 이야기했다. 7월 말 이 부부는 6남매와 함께 친정 일본 방문을 앞두고 벌써부터 들뜬 분위기다. 6년만의 친정 방문은 농협 함양군지부의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사업으로 이뤄졌다. 아픈 딸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을 친정어머니에게 병마를 이겨낸 모습을 보여주고 오길 기대한다.  <강대용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