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양돈농가들은 사료값 폭등. 구제역 등에 이어 한미FTA 타결 등 절망적인 소식들이 연이어 쏟아지며 점점 힘들어하고 있다. 특히 조금은 더럽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사회풍토로 인해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냄새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누구나 기피하는 일이다. 이 같은 세태 속에서도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20대의 젊은 아들이 함께 든든한 양돈 농장을 일구는 꿈을 꾸는 이들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부자(富者) 양돈의 꿈을 키워나가는 이영상(55). 이병영(27) 부자의 한우리농장을 찾았다. 한우리농장(대표 이영상)은 4.500두 규모의 돼지를 일괄사육 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농장이다. 한우리농장이 함양읍 백천리에 자리 잡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소를 사육하다 1동의 돈사로 시작한 농장은 이영상 대표의 노력과 땀으로 현재의 농장으로 키울 수 있었다. 이런 아버지를 보아온 아들 병영씨는 아버지의 업을 이어받기 위해 대학 전공을 축산으로 정하고 졸업 후 곧바로 아버지의 농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병영씨는 “"제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양돈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아버지의 권유도 한 몫 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하지 않기에 더욱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힘든 일이지만 아버지의 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아버지가 다 해 놓으셔서 특별하게 힘든 부분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자는 같은 곳에서 항상 함께 일한다. 한우리농장 5.000평 규모 7동의 사육동에서 함께 어려운 일이 있으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다. 이영상 대표는 “아들은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이쪽 일을 해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나를 능가했다. 어떤 때는 ‘잘 못한다’며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자가 함께 일하는 한우리농장은 이영상 대표의 오랜 양돈 경험과 갓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양돈인과의 불협화음도 조금은 있다고.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서로 부딪히며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다. 그래서 이곳 한우리농장에서 이씨 부자가 생산해낸 돼지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전량 함양에서 소비되고 있는 이곳 농장의 고기로 인해 함양지역 돼지고기의 맛도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된다. 이영상 대표는 “함양지역의 양돈 단가는 타 지역보다 높게 나온다. 고기가 맛있기 때문이다. 게르마륨 토양에서 나오는 물이 고기 맛을 좋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농장 확장을 위해 서상면 지역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여러 가지 축산 현황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이영상 대표는 “농장을 크게 한다고 해서 수익이 많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적정 규모에 맞춰 질 좋은 것을 내 놓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적정규모는 약 4.500두 가량. 이정도 규모에 시설 현대화와 자동화를 통해 보다 청결한 환경 속에서 최고의 고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이곳 농장에는 흑돼지가 약 20% 정도 사육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름 높은 함양 흑돼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품목이다. 그러나 비수기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판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흑돼지는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판매가 잘 되지만 이후에는 판매가 잘 되지 않습니다. 또한 키우는 것도 힘들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그래도 함양 흑돼지가 이름 높은 만큼 앞으로 흑돼지 사육을 늘릴 계획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양돈 농가가로 인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민원도 많이 생긴다. 그러나 이곳 한우리농장은 그와는 무관하다. 농장이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이 골을 타고 내려가고. 인근 마을로 냄새가 퍼지지 않아 민원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 대표는 “이 터를 잡기 위해 1년을 바람 부는 방향까지 감안하며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가 양돈하기에 상당히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농장이 자리를 잡고 든든한 아들까지 함께 일하지만 이 대표는 농장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가 양돈을 시작한 이후 오전 6시에 나와 돈사를 돌보는 일은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이 대표는 “농장장을 두고 관리하기보다 주인이 직접 움직여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주인이 일하는 만큼 그만큼 농장도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아들이 진짜 잘한다. 맡겨 놓고 다른 일을 해도 된다. 몇 년 후에는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라고 했다. 한우리 농장의 돈사는 대부분이 자동화 되어 있다. 그래서 특별히 힘든 일은 없다고 한다. 돼지 수정부터 시작해 출산해서 키우고. 큰 돼지가 되기까지 모든 것은 이들 부자의 할 일이다. 대를 이어 양돈의 꿈을 꾸는 이들. 현장에서 만들어진 수십년의 양돈 노하우와 체계적인 대학의 이론 수업을 바탕으로 한 지식이 서로 만나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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