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폐막했다. 다행히 마지막에 중앙정부가 나섰지만 너무 많은 문제점을 남겨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누구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은 채 남 탓만 해댄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잼버리는 주로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 스카우트 캠프로 어원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으로 북미 인디언의 말인 시바아리가 유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전음화 된 것이다. 스카우트의 창시자인 로버트 베이든 포우엘이 직접 영국 런던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야영대회를 잼버리로 칭하면서 전파하게 되었다. 스카우트는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정기 단체로, 청소년들의 지도자와 함께 자연 속에서 캠핑하며 리더십, 도전정신, 협력, 봉사 등 다양한 기술과 가치를 배우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카우트 운동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잼버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규모의 이벤트 중 하나이다. 잼버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잼버리는 다양한 국적의 스카우트들이 참가한다. 각 국가에서 대표팀이 구성되어 다른 나라의 스카우트들과 교류하며 문화와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둘째, 잼버리는 보통 수천 명에서 수십만 명까지의 스카우트들이 함께 참가하는 대규모 캠프이다. 이로 인해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으며 캠프 기간 동안 다양한 활동과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다. 셋째, 잼버리는 캠프 참가자들이 다양한 야외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 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 등반, 등산, 해상 활동, 예술 및 공예, 문화 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넷째, 다른 국가의 스카우트들과 함께 캠프를 진행하면서 다른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이해하며 서로간의 우호와 협력 정신을 증진 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다섯째, 잼버리는 스카우트들에게 리더십과 독립성을 강화시키는 경험을 제공한다. 캠프 내에서 스스로 팀을 조직하고 캠프 생활과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를 가진다. 여섯째, 잼버리는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카우트들은 봉사를 통해 사회적 책임과 인류애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1991년 제17회 세계 잼버리가 강원도 고성군에서 처음 개최되었고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새만금에서 개최되었다.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2023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펼쳐졌다. 대회 장소는 전라북도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제1지구이다. 슬로건은 “너의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이며 마스코트는 새버미(SAEBEOMI)이다. 문제점은 개막이 임박해서야 겨우 국민이 알았을 정도로 문재인 정부 5년간의 준비는 태부족이었다. 윤석열 정부도 1년여 시간이 있었지만 준비를 위해 올인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야영지는 물웅덩이가 되었고 화장실, 샤워실, 급수대에 대한 참가자의 불만은 폭발했다. 이번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은 컨트롤타워가 안 보인 것이다. 5년 전 제정된 ‘새만금 세계 잼버리법’에 따라 국무총리를 정부지원위원장으로 하고, 실무는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맡았다. 지난 1년여 동안을 폐지를 앞둔 여가부의 장관과 전북 국회의원이 공동조직위원장이었고 전북지사가 집행위원장으로 실무를 주도했다. 여기에 올해 2월에는 탄핵 논의에 휩싸였던 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 그리고 뒤늦게 한국 스카우트연맹 총재가 공동위원장으로 추가되었다. 누가 업무를 총괄하는지 매사에 누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불분명했다. 이번 불상사를 보며 고 임원택 서울대 명예교수를 떠올렸다. 임 교수의 지론에 따르면 한 국가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GDP는 전통적 생산요소인 자본과 노동뿐 아니라 한 나라가 보유한 ‘총체적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총체적 능력은 지력(智力)과 윤리력(倫理力)의 총합을 의미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한 국가에 오랫동안 축적된 결과물이다. 다시는 국제대회를 개최함에 있어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거듭 촉구한다. 여가부와 전북도청, 무안군청, 새만금개발청,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역할과 기능, 책임소재와 국민 혈세인 예산집행을 투명하게 밝혔으면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