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 잠깐 하고자 했던 일이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공장에 취직하기 위해 고향 사천에서 부산으로 넘어가 면접을 보았다던 김기환 지부장. 3일 뒤에 바로 일을 시작하는데 80년대 당시 도로 여건상 지역 이동이 쉽지 않아 본격적인 공장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부산에 머물기 위해 양돈장 일을 하게 된다. “면접을 보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다시 부산으로 가기엔 당시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남은 3일 동안 무엇을 할까 하다가 양돈장을 발견했고 잠시 있을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죠”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 지부장에 큰 충격을 준 양돈일. 내 손으로 무엇인가를 키운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는 그는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깨달으면서 공장일 대신 바로 양돈업에 몸담는다. “처음 가서 돼지를 키우고 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그러다 점점 빠져들었죠. 직접 키우는 것에도 매력을 느끼지만 내가 관리한 돼지들이 어떠한 평가를 받는가에 대한 성취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양돈일에 빠져든 김 지부장은 농장주들의 격려로 계속해서 열심히 일을 이어갔고 지금은 함양 미리내농장 농장주이자 함양 양돈업을 대변하는 대한한돈협회 함양지부장이 되었다. “돼지 키우기에 빠져든 이후로 양돈 농장 현장일을 20여 년을 해오다 친구들과 장기간 동업을 했어요. 그러다 지금은 따로따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죠” 긴 세월을 돼지들과 보낸 김 지부장, 양돈 농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돼지를 자식 돌보듯 정성스럽게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사료를 주고 변을 치우며 키운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정말 돼지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욕심으로 관련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자식을 낳고 대학까지 보내는 심정으로 애정을 갖고 키운 돼지와 그렇지 않은 돼지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적극적으로 임하면 돼지도 그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이죠” 애정 어린 마음으로 돼지를 키우고 있는 만큼 김 지부장의 미리내농장은 돼지들이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시설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돼지들은 특히 분만사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는 과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미리내농장에서는 현대식 이동 통로를 따로 만들면서 그 스트레스를 줄인다고 한다. “돼지가 살아가는 동안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애정의 마음을 쏟는 것과 더불어 시설 환경 부분에 있어 돼지 입장을 신경 쓴다면 결국 좋은 상품성으로 보답을 받는 거죠” 지난 2020년 2월 대한한돈협회 함양지부장으로 취임하고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함양 한돈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김 지부장. 임기기간 동안 함양 양돈 농가들의 고충을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돈산업은 사료값 인상, 정부 규제 등으로 날로 힘든 상황입니다. 농가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것과 함께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산업이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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