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를 꼽아 본다면 ‘번거로움’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직접 손과 발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기보다 가능한 기계의 힘을 빌리고 편리함을 추구하고 싶어 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특징이다. 우리의 손과 발을 편리하게 해 주는 가전제품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그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는 우리의 가사 노동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일부러 시장까지 가지 않고, 마트에 가지 않아도 책상 앞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클릭 몇 번만 하면 현관문 앞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배달해 주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은행 일도 굳이 점포를 찾아가고 창구 앞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웬만한 일은 인터넷뱅킹으로 해결할 수 있다. 행정복지센터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웬만한 서류는 집에서 해결할 수 있다. 데우기만 하면 괜찮은 요리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밀키트와 배달 음식의 등장은 그야말로 우리의 식문화에 혁명을 가져왔다. 편리함으로 따지면 정말 편한 세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모든 것을 해결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문제일까? 손과 발을 쓰지 않고,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비만과 각종 성인병이 찾아온다. 손과 발은 편해지고 몸은 덜 고생스럽지만, 마음의 병이 찾아온다.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안락하고 재미있고 편리해졌지만, 오히려 내면을 들여다보면 무엇인가 채울 수 없는 무료함을 느끼고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을 경험하게 된다. 오히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처럼 무료함을 달래지 못하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 방황하고 헤매다가 극단의 선택을 해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유래 없는 3년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채울 수 없는 무료함의 깊이는 더욱 깊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처럼 깊어만 가는 무료함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을까? DIY를 소개하고자 한다. DIY는 채울 수 없는 무료함을 느끼고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을 경험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한 하나의 노력 또는 운동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DIY는 가능한 손과 발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을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다. 무의미한 일상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긍정적인 운동이다. 한마디로 DIY는 “Do It Yourself!” 즉 “직접 한번 해보라!”는 말이다. 좀 더 의역을 해보면 “자기 일은 스스로 하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 손으로 직접 찾아서 하므로 무료한 일상을 극복하고 삶의 새로운 즐거움 찾기 위해 펼치는 건강한 사회운동의 일환이다. 사실 백화점과 할인매장 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DIY 관련 제품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말하자면 완제품으로 나와서 포장만 뜯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제품 또는 원재료만 판매하고 소비자가 설명서를 보면서 직접 스스로 손과 발을 사용하고 땀을 흘리면서 완성해 가는 제품이 바로 DIY 제품이다.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애착이 가고 새로운 기쁨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DIY는 코로나 팬데믹 3년을 통과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축적된 현대인들의 무료함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현대인들에게 “Do It Yourself!”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내가 스스로 손과 발을 움직이고 땀을 흘려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하자! 그것이 무엇이 되든 상관없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땀을 흘리며 손과 발을 움직이고 도전해 보자! 취미 생활도 좋고, 봉사활동도 좋겠다. 종교가 없다면 종교 생활도 시작해 보면 좋겠다. 코로나로 팬데믹으로 지칠 대로 지친 모든 현대인들에게 제안해 본다. “Do it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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