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 쫒아 다니며 공부할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최근 수년간 배우는데 재미가 붙었나봅니다. 요즘은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니 관심이 있고 취미가 있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인터넷을 뒤져가며 배울 수 있겠지만 유능한 선생이 지도해주면 진도가 빠르고 결과도 좋지요. 지난 달 함양정보화농업인연합회에서 주간한 라이브 커머스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간한 요리교실에서 된장찌개, 멸치볶음 등을 배우고 있고, 국화분재교실에서 목부작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은 아들도 이번에 제빵 교육을 받고 오븐을 하나 구입하여 빵을 구워내고 있습니다. 나는 요리교실에서 배운 것을 아직은 만들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아들은 배우자마자 모닝빵, 식빵, 케익들을 척척 구워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먹는 빵을 직접 만들어 먹으니 이제 우리 집 가게 엥겔지수가 상당히 낮아질 거 같습니다. 물가가 요즘 워낙 오르니 뭔가 하나라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사실에 내심 흐뭇합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지난해에도 배웠습니다만 배운 걸 한 번도 써먹지 못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시작을 해야 되는데 그게 참 어렵더군요. 혹시 실수하게 될까봐 방송 사고라도 내게 될까봐 겁이 났는데 사실 이런 건 시작 단계에서는 당연히 실수를 하게 되어있고 망하게(?) 되어있는 것이지요. 타고나지 않았다면 실수를 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게 오히려 정상인데 말입니다. 올해는 컴퓨터 환경에 익숙한 아들이랑 같이 한 번 더 배워 실전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하면 되지 못할 거 뭐 있 있느냐는 아들의 말에 용기를 내었답니다. 배운 후 즉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여덟 번 했더니 이제 자신감이 생기고 재미도 붙었습니다. 지금 곶감은 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주문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연습이라 생각하며 했는데 매번 기대 이상으로 주문도 들어오니 신기합니다. 막상 해 보니 이렇게 재밌는 걸 왜 겁을 내고 망설이고 안 했는지 모르겠네요. 같이 배운 이웃농부들에게 같이 하자고 권하고 있는데 아직 성과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주문 받은 내역을 공개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이 배운 농부가 라이브 방송으로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면 어쩌면 구겨진 용기를 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제는 요리교실에서 명태 알과 대구 고니를 넣고 알탕을 만들었는데 좀 맵게 만들어졌습니다. 정신없이 만드느라 국물이 좀 졸아 버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좋았습니다. 알탕 같은 매운탕 끓이는데 중요한 것은 양념장입니다. 양념장을 다데기라고도 하는데 고추와 청양고추가루 새우젓 간마늘 등에 술을 조금 부어 만듭니다. 이렇게 양념장을 한번 만들어놓고 매운탕 같은 걸 요리할 때 덜어 사용하면 좋습니다. 조만간 엄천강에서 쪽대로 모래무지나 은어를 잡아 이번에 만들어놓은 양념장으로 어탕을 한번 끓여볼까 합니다. 마침 어제 내린 비로 강물이 맞춤하게 불어나 고기는 쉽게 잡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평소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번에 국화분재 수업을 받으면서 쉽게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닙니다. 간단한 거 같아 보이지만 삼사년은 열심히 배워야 국화전시회에 제대로 된 작품을 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어쨌든 열심히 하고는 있고 준비 중인 목부작을 심을 도기 그릇도 하나 준비했습니다. 작품이 잘 나왔으면 좋겠지만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아도 실망하지는 않겠습니다. 이건 이제 시작에 불과한 거니까요. 배움에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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