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34장불가의 ‘수연(隨緣)과 유가의 ’소위(素位)‘ 이 네글자는 곧 바다를 건너가는 부낭(浮囊)이다. 대개 세상길은 아득하여 일념으로 완전함을 구하면 곧 만갈래의 실마리가 어지러이 일어나고 처지에 따라서 편하게 살면 곧 이르는 곳마다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얻지 못함이 없으리라. <원문原文>釋氏隨緣(석씨수연)과 ̖̖吾儒素位(오유소위)의 四字(사자)는 是渡海的浮囊(시도해적부낭)이라 蓋世路茫茫(개세로망망)하여 一念求全(일념구전)이면 則萬緖紛起(즉만서분기)하나니 隨寓而安(수우이안)이면 則無入不得矣(즉무입부득의)니라.<해의解義>불교계에서는 현상계의 모든 일은 다 인연에 따라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주어진 인연에 만족하라고 말하고 한편 유교계에서는 자신의 현재 주어진 위치에 따라 행동하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이 ‘수연’과 ‘소위’야말로 인생항해를 위해 부낭과 같은 것이다. 대체로 세상살이의 길이란 넓고도 아득하여 오로지 한가지 생각으로 완전함을 구하려고 하면 문득 만갈래 마음의 실마리가 다투어 일어나 온통 어지러워지고 만다. 이럴 때에 각자 처지에 맞추어 편안히 살 방도를 취한다면 곧 어디엘가나 안심입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세상에 살면서 무슨 일에나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 이상의 불행은 없다. 모든 비극은 바로 이러한 불행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족이란 스스로 만족한 마음을 지닐 때만 가능한 것이다. 아무리 엄청난 부와 권세와 명예를 가졌다고 해도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른다면 그는 비참한 인간으로 남을 뿐이다. 예부터 ‘족함을 아는 것을 족함이라 한다’고 했다. 채근담은 전편을 통해 ‘안분자족(安分自足)한 삶에 대한 통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맨 마지막 장에 역식 분수에 맞게 편안한 삶을 살 때 안심입명을 얻으리라고 강조한 것은 특히 의미심장하다 하겠다.<주註>釋氏(석씨) : 석가모니, 불교를 뜻함. 隨緣(수연) : 인을 따름. 素位(소위) : 본분을 지킴, 역시 현재의 지위나 신분에 따라서 처신하는 것을 의미함. 浮囊(부낭) : 구명대. 世路茫茫(세로망망) : 세상 길을 가는 것이 아득하고 먼 것.萬緖(만서) : 紛起(만서) : 만갈래 마음의 실마리. 끝.--------------------지금까지 동서고금을 통하여 최고의 수신서인 명심보감과 채근담 공부를 마쳤습니다. 수신서는 공부만 하여서는 안되고 생활에서 실천을 하여야만 됩니다. 독자들께서는 배운 공부를 실천하는데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고전 손자병법을 연재하여 공부하고자 합니다. 실생활에서 손자병법의 응용은 성공의 지름길이라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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