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23장산나물은 세상 사람들이 가꾸지 않아도 절로 자라고 들새는 기르지 않아도 절로 자라니 그 맛은 다 향기롭고도 맑다. 우리도 능히 세상 법도에 물들지 않는다면 그 품격이 속세와 멀리 떨어져 각별하지 않겠는가.<원문原文>山肴(산효)는 不受世間灌漑(불수세간관개)하고 野禽(야금)은 不受世間豢養(불수세간환양)이로되 其味皆香而且冽(기미개향이차렬)하나니 吾人(오인)이 能不爲世法所點染(능불위세법소점염)이면 其臭味不逈然別乎(기취미불형연별호)아.<해의解義>산나물은 일부러 물 주고 가꾸지 않아도 잘 자라고 들새는 모이를 주어 기르지 않아도 잘 크지만 그 맛은 다 맑고도 향기롭다. 사람들도 이와 같이 속세의 법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의 천성을 잘 지켜 나간다면 그 속에 세상을 벗어난 각별한 멋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곡불욕이백(鵠不浴而白)’이라는 말이 있다. 천성이 아름다운 사람은 배우지 않아도 착하고 훌륭하다는 뜻이다. 착한 천성을 세상법도에 물들이지 말라는 교훈이다.<주註>山肴(산효) : 산나물. 灌漑(관개) : 물을 댐, 가꾸는 것. 豢養(환양) : 기르는 것. 冽(열) : 차가움, 맑음. 臭味(취미) : 냄새의 맛, 여기서는 품격의 뜻. 逈然(형연) : 아득히 먼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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