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대와 소망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반복적인 실패로 인한 두려움이나 좌절을 겪으면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기회를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너무 늦었어!’ 또는 ‘어차피 안 될 건데 뭐!’라는 식의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다. 그만큼 사회가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새해가 밝았음에도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포도원의 비유를 들어 보라! 품꾼을 얻어서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일꾼을 구하러 나간 농장주의 얘기다. 농장 주인은 품꾼들에게 하루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당시에 성인 남자의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이었다. 일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사람들은 포도원 주인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고, 이른 아침부터 포도원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다. 9시쯤 되자 농장 주인이 다시 인력시장에 나가 보았다. 그때도 누가 일꾼을 부르러 오지 않을까 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농장 주인이 그들에게 말했다. “여보시오, 지금 우리 포도원에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좀 늦었지만 들어가서 일을 하시겠소?” 뜻하지 않은 제안에 일꾼들은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요, 일을 해야죠. 우리들을 써 주시겠습니까?” “들어가서 일을 하시오!” 주인은 일꾼들을 농장에 데려다 주었고, 12시에 다시 인력시장을 찾아가 보았다. 그랬더니 그때에도 인력시장 주변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후 3시에도 마찬가지로 인력시장에 가보니 여전히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집 주인은 그 사람들도 다 불러서 자기 포도원에 들여보내서 일을 시켰다. 심지어 오후 다섯 시에도 나가보니까, 그때까지도 인력시장 사무실에 앉아서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다. 농장 주인이 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보쇼! 당신은 왜 하루 종일 여기서 이렇게 빈둥거리면서 놀고 있소?” “아이고, 말도 마십시오! 우리들을 품꾼으로 써 주는 사람이 없어서 집에 들어갈 면목도 없고... 하루 종일 밥 한 끼도 못 얻어먹고 여기서 이렇게 놀고 있습니다요.” 놀고 있는 주제에 말이나 못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더니, 나름대로 자기변명을 늘고 있었다. 그러나 농장 주인은 그들을 딱하고 불쌍하게 여겼다. 농장 주인은 그들에게 단 한 마디라도 뭐라고 꾸짖거나 나무라지 않았다. 그냥 무조건 다 포도원에 들어가서 일을 하라고만 했다. 먼저 포도원에 들어와서 일을 하고 있던 품꾼들은 오후 다섯 시에 들어온 사람들을 흉보면서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드디어 오후 6시에 일이 끝나고, 농장 주인은 품꾼들을 불러서 제일 늦게 들어온 사람부터 시작해서 품값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은 단 한 시간 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에게 하루 품삯인 한 데나리온을 주는 거였다. 이른 새벽부터 일을 했던 사람들은 내심 기대하는 바가 컸을 것이다. 그런데 농장 주인은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주었다. 그러자 먼저 와서 일한 사람들이 화를 내면서 주인에게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주인님, 이건 뭔가 좀 잘못 된 거 아닙니까? 우리들은 하루 종일 더위와 싸우면서 이렇게 고생을 하고서 고작 한 데나리온을 받았는데, 도대체 저 사람들은 뭡니까? 우리들은 새벽같이 와서 열심히 일을 했는데, 아침 새참 먹을 시간에 들어온 사람도 있고, 점심 먹을 때 들어 온 사람도 있고, 오후 새참 먹을 때 들어 온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일이 끝나기 한 시간 전에 들어와서 일한 사람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도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을 주면 도대체 우리들은 뭐가 되는 겁니까?” 농장 주인이 대답했다. “이 사람들아, 내가 잘못한 게 뭔가? 자네들에게 하루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을 주기로 약속하지 않았는가? 자네 것이나 받아 가면 되는 것이지, 뭐가 그렇게 불만이란 말인가?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도 한 데나리온씩 주는 것도 내 맘이 아니겠는가? 내 것을 가지고 내 맘대로 하는데, 자네들이 무슨 참견인가?” 예수님께서 이 비유의 말씀을 하시면서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다.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되리라!” 기독교인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성경 말씀이다. 누구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까지는 어떠했을지라도, 오히려 지난 세월을 헛된 삶으로 허송세월했다 할지라도 새해엔 누구에게나 한 데나리온 이상의 행복이 매일 매일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 봄이 어떨까? 아울러 대통령 선거가 있는 금년에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지 우리 모두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대통령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정치이념이 다른 각각의 여야 대선후보자들의 당락과 관계없이 우리의 두 손엔 매일 매일 한 데나리온씩의 행복이 어김없이 입금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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