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연일 계속되는 비와 이상고온 현상으로 박피감에 곰팡이가 피거나 감빠짐 등으로 함양 곶감농가의 피해가 속출했던 적이 있다. 그 와중에 피해를 최소화하여 감이 튼튼하게 잘 매달려 건조시켜 곶감을 생산해 낸 농가가 있었으니 함양군 지곡면 오복곶농원 정문현(50)씨의 곶감이다. 2011년부터 곶감농사를 시작한 정문현씨. 그는 곶감농사에 적합한 곳을 찾아 이 집을 선택했다. 지곡면 중방길에 위치한 정문현씨 농원은 ‘바람’이 좋은 곳이라 했다. 대나무밭이 마을 뒤를 둘러싸고 높이도 높아 자연바람이 좋다는 것이다. 이곳은 곶감을 잘 만든다고 소문이 나서 다른 농가에서도 배우러 오는 곳이다. 정문현씨는 “곶감은 전부 달다. 맛없는 곶감은 없다”고 하면서도 단맛의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는 것이 기술이라고 밝혔다. 특히 곶감의 식감을 매우 중요시 했다. 그는 “곶감의 단맛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만든 곶감은 깊은 단맛이 난다”며 “식감도 너무 쫄깃하지 않고 부드러운 젤리형태여야 한다”고 표현했다. 깊은 단맛,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젤리. 어렵다. 이 곶감은 오복곶농원 정문현씨 곶감을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맛이다. 다른 농가와 달리 정문현씨의 곶감은 채반작업을 거친다. 감을 깎아서 덕장에 40여일 말린 후 감이 60%가량 건조되면 따 내린다. 채반에 널어 상온에서 일주일 이상 숙성시켜 10% 이상 더 건조시킨다. 그는 새벽4시에 일어나 날씨를 체크하고 채반작업을 한다. 새벽공기와 찬바람이 곶감 맛을 좌우한다고 한다. 채반작업을 거쳐야 포장 후 냉동고에 들어간다. 건조기에 넣어 급하게 말리면 끝 맛이 떫다. 채반작업은 다섯 번의 공정이 추가돼 힘들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추가로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지만 그가 이 방법을 고집하는 것은 ‘힘들지만 좋은 품질의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다. 겉과 속이 거의 동일한 건조상태가 되려면 이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정문현씨의 설명이다. “처음 곶감 할 때는 몰랐죠. 소비자 반응을 보고 바꿔야 한다고 깨달았어요” 정문현씨의 아내 임현숙씨는 10년 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여 대부분의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보낼 때는 좋은 물건이었는데 고객에게 도착했을 때는 불량상태가 되었다. 냉동보관 한 곶감이 배송 중에 녹아 고객에게 도착했을 때는 흐물흐물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해마다 방법을 찾았다. 알고 있지만 힘들어서 남들이 잘 하지 않았던 방법. 채반작업을 거친 그의 곶감은 냉동에서나 상온에서나 젤리형태를 유지하고 식감이 변하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는 얼굴 보고 파는게 아니고 물건으로만 승부를 해야 합니다. 물건이 나쁘면 금방 소문이 나고 물건이 좋으면 고객들이 알아서 광고를 해 주었죠” 그의 곶감은 온라인에서 인기가 많아 경매장에 내 놓을 물건이  없을 정도다. 지금도 연구하고 해마다 성장시켜 가는 중이라는 정문현씨를 옆에서 지켜봐 온 아내 임현숙씨는 “남편은 한마디로 성실, 정직한 사람이에요. 성품 그대로 곶감을 만든다”며 “물건을 구입했을 때 좋은 물건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내가 소비자 입장이 되어 항상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어 보낸다”고 말했다. 마지막 작업은 모두 아내 임현숙씨의 손을 거친다. 아무리 바빠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 이유는 ‘과감하게 버려야 하기 때문’이란다. “포장할 때 아깝게 생각하면 안되요. 최고의 상품만 고객에게 보내야 하니까요” 오복곶농원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첫 번째는 청결, 두 번째는 신뢰. 부부는 곶감만큼 깊은 ‘단맛인생’을 향해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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