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를 통해 사피엔스(인간)의 생존 비결을 말을 한다. 사피엔스는 다른 포식자들에 비해 힘도 약하고, 몸집도 작은 존재이다. 이런 존재가 어떻게 먹이사슬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뇌”이다. 인간은 다른 포식자들에 비해 힘과 몸이 작다. 그러나 인간은 몸 전체 비율 중 뇌의 비중이 크다. 하라리는 인간은 몸집과 힘을 키우기보다, 뇌를 키워 생각과 상상력을 증가시켰고, 인류의 최고의 포식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럼 생각은 사람만 하는 것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동물들도 생각을 한다. 심지어 학자들의 실험에 의하면 식물도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생각은 살아있는 생물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생각과 동식물의 생각은 어디에서 차이가 날까?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생각과 상상력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인간은 현실 뿐 아니라 비현실, 존재하지 않는 것, 불가능 해 보이는 것까지 상상한다. 그리고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이것이 상상력이고, 인간과 동식물의 차이이다. 우리는 며칠 전 상상력을 온 몸으로 경험했다.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순간이었다. 오랜 세월 꿈꾸고 준비해온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국내 기술로 발사에 성공적한 날이다. 물론 마지막 단계에서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누리호에 앞서 진행된 나로호는 러시아의 도움(1단 로켓)을 받아 진행되었지만 두 번이나 실패하고 세 번째 성공했다. 그런데 누리호는 국내 독자기술로 제작해 첫 발사에서 목표고도까지 무사하게 올라갔고, 각각의 단 분리와 점화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 육중한 발사체가 불꽃을 뿜으며 떠오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필자의 입에서는 “이것이 상상력이구나!”란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필자의 세대는 초등학교 시절 상상화를 그리는 시간이면 반 아이들의 99%가 로켓과 우주여행, 달 탐사 등을 그렸다. 필자가 상상으로 그린 그림이 4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우리나라의 기술로 누리호를 발사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는 감동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누리호의 발사 과정을 보면서 “꿈”에 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꿈은 언제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 면은 헛된 공상의 모습, 다른 면은 현실의 변화와 변혁이다. 어른이라면 어린 시절 한 번 쯤은 꿈꾸었던 우주여행. 많은 사람들은 한 번 꿈꾸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았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가슴에서 지울 수 없어, 몇 십 년을 매달려 공부하고 실험하며 누리호를 만들고 발사한다. 상상력으로 미래를 그리고, 꿈을 꾼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을 통해 꿈을 이룬다. 지금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꿈을 잃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지난 날 우리 선배들이 각자의 꿈을 가지고 도전했고, 그 결실을 우리는 지금 누리고 있다. 이 시대에 우리의 아이들이, 청년들이, 장년들이 꿈꾸지 않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우리 후손들은 아무것도 누리지 못할 것이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의 꿈이 지나치게 현재적이고, 안정적이고, 물질적이고, 오락적이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아이들은 우리 기성세대의 거울일 뿐이다. 성경 말씀의 한 구절로 글을 마칠까 한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편 126편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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