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들녘의 바람을 타고 순수의 계절 가을이 왔다. 가을에는 해, 달, 별, 하늘, 바람, 산, 시냇물 이 모든 것들이 명징(明澄) 해지는 시기다. 상림숲의 벚나무가 일찍이 화려한 꽃을 너무 많이 피워 기력이 다한 까닭인지 제일 먼저 단풍이 들어 몸통을 들어 낼 채비를 하고 보름 남짓 숲을 붉게 물들였던 꽃무릇이 지고 아침이 열리는 맑은 위천에 원앙들이 한가롭게 순수자연의 모습을 연출해 내고 있다. 가을이 사색의 계절로 생각이 깊어지는 것도 외로움과 그리움이 더해지는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외롭다는 것은 오롯이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순수의 시간이다. 가을이 오면 습관처럼 윤동주님의 시들을 읽어 본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독백 같은 시다.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상처 주지 말고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며 마음 밭에 좋은 씨앗을 뿌려 가꾸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서시’에서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이라는 표현은 순수의 극치로 고매한 인품을 느끼게 한다. ‘별을 헤는 밤’은 어머니와 그리운 것과 사랑하는 것들을 별 하나하나에 담아내었다. 이국땅 감옥에서 28세의 푸르디푸른 젊음을 마감 당한 애통함으로 우리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민족 시인이다. 별을 사랑한 시인이 가을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 모두가 우러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산삼항노화엑스포가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무사히 진행되어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아 한달 간의 대장정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듯이 마무리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순수란 모든 사물에 이질적인 것이 섞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산양삼을 길러내는 것은 긴 시간과의 싸움이고 자연에 가장 가깝게 순수를 담아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자연산 산삼에 비해 가치가 너무 저 평가된 산양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극진한 정성과 노력, 순수한 마음을 더해야 하는 것이다. 각고의 노력 없이 만들어지는 명품은 없기 때문이다. 행사장 주변에 조성해 놓은 꽃밭단지에 가을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피워내고 있다. 가을꽃들의 청초한 모습이 순수를 더하고 있다. 그곳에 심어진 메리골드의 꽃말이 ‘오고야 말 행복’이라고 한다. 지긋지긋하게 모두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일상의 행복을 망가뜨리고 있는 코로나도 언젠가는 떠날 것이고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지쳐 찌든 마음을 태워줄 단풍을 기다리며 푸른 가을하늘바다에 빠져드는 순수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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