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89장좁은 방 가운데서도 모든 걱정을 다 버리면 어찌 ‘단청기둥에 구름이 날고 주렴을 걷고 비를 본다’는 이야기를 말할게 있으랴. 석 잔 술을 마신 후에 하나의 진리를 깨닫는다면 오직 거문고를 달 아래 비껴 타고 단적(短笛)을 바람에 읊조리는 것을 알겠도다. <원문原文>斗室中(두실중)에 萬慮都捐(만려도연)하면 說甚畵棟飛雲̖(설심화동비운)하고 三杯後(삼배후)에 一眞自得(일진자득)하면 唯知素琴橫月̖(유지소금횡월)하고 短笛吟風(̖단적음풍)이라.<해의解義>좁은 방 안에서 가난하게 살더라도 걱정 근심없으면 곧 부귀하여 호화롭게 사는 생활을 부러워할 것이 없고 석잔 술에 얼근히 취하여 천지의 대도를 깨달으면 밝은 달빛 아래 거문고 타고 맑은 바람에 피리부는 우아한 멋을 알 뿐 어찌 농가염무(濃歌艶舞)의 흐트러짐을 생각할가.<주註>斗室(두실) : 좁은 방. 捐(연) : 버리다. 甚(심) : 하(何)와 같다. 畵棟(화동) : 단층기둥. 素琴(소금) : 장식없는 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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