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신문을 읽어왔던 사람들과의 마지막 소통이 될 것이다. 어쩌면 다음에 만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빤히 보이는 것은 아니므로 걸러 두겠다. 그래서 이번 기사는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바로 지금 이것을 쓰는 것과 비슷한 류의 일을 하는 사람들, 즉 기자에 대해서다. 기자는 사회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기자라는 직업의 인식은 현재보다 훨씬 괜찮았다. 1970년대 동아일보 기자들이 민주화를 지지하다 대량 해직되는 사태가 벌어지던 무렵까지만 해도 기자들은 개개인의 자부심이 강할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크게 인정받는 직업이었다. 장충단 집회 방해 사건도 기자들의 보도로 정치깡패라는 사람들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었고 고대생 습격 사건의 사진은 4.19 혁명의 뇌관이 되었다. 70~80년대 가장 유명한 기자이며 한국기자상, 한국잡지협회 잡지기자상, 아시아-태평양상 특별상 등을 받으며 70~80년대 울산 앞바다 석유 경제성 문제, 환경오염 문제, 인권 문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종횡무진 보도를 하여 마치 영화 같은 인생을 살아온 조갑제의 예를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터넷 언론사가 난립하고 기자의 전문성과 기사의 질도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인식은 ‘개나 소나 하는 직업’ 수준으로 전락하였다. 물론 기자는 열악한 대우가 존재하고 월급 인상률이 낮음에도 기본적으로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며, 합격하려면 학력과 운, 지식을 두루 갖추지 않은 이상은 문만 두드리고 떠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자들의 인식이 오늘날 이토록 안 좋은 쪽으로 흐르는 이유는 그 이유의 원천이 ‘인터넷의 보급’이라는 정보화 시대의 핵심 영역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많은 루트로 정보를 얻을 수 없었기에,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만 해도 각종 뉴스들은 일정한 구독료를 내거나 광고를 봐야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뉴스는 심심할 때 혹은 필요할 때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언론사들의 주요한 수입원인 구독료와 광고에 타격을 주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언론사의 지명도와 기사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낚시를 하거나 정확성보다는 흥미 위주의 기사를 쓰는 언론사들이 늘어났고 포털 사이트들도 그 자극적인 기사들을 자주 메인에 걸어놓아 조회수를 늘리고 있다. 당연히 현재에도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폭로하거나 현장에서 발로 뛰며 음지의 위험을 공표하는 훌륭한 기자들이 있지만, 속칭 ‘기레기’라고 불리는 부류들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 그리 부각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영향과 배경에 따라서 살아남거나, 혹은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한 여러 기자들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누르는 자판 속의 글자 한 자 한 자가 얼마나 큰 무게감을 지니고 있는지 더 신중하게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자신의 직업의 중대함을 아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고, 그것을 먼저 깨닫고 실천하는 인물이 사회적 연옥의 최상층에 서게 될 것이라는 것은 내 나름의 주재이긴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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