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른 동식물과 상이하게 구별되면서 동시에 진화적 정점을 차지했던 도메인은 자아개념영역이다. 나를 인식하며 동시에 타인을 포함한 외부세계를 지각한다. ‘나’라는 자아인식은 뇌간과 시상하부와 자율신경계의 합작품이다. 뇌간에서 의식이 형성되고 시상하부에선 원초적 욕구가 형성되면서 자율신경계를 통해 신체의 항상성을 조절한다. 생존의지의 메커니즘이 최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이러한 생존의지 메커니즘인 ‘나’라는 자아는 감각들에 의한 정보들을 감각수용기에서 받아들인 후 감각피질에서 그것들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재구성된 것들이 외부세계에 대한 인지적 이미지들이다. 즉, ‘나’라는 자아는 이렇게 생존을 위한 존재 메커니즘으로서 가동되면서 감각수용기와 감각피질을 통해 외부세계에 대한 이미지들을 만든다. 우리 인간의 신경세포들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가상적 이미지들의 집합체가 우리의 현실이자 외부세계인 것이다. 이를 천재적 뇌과학자인 제랄드 에델만은 Virtual World 가상현실이라고 이름 하였다. 우리의 자아는 끊임없이 가상현실들을 창조하고 있다고 한다. 나가 나 이외의 그 모든 외부세계를 인지하는 것 자체가 가상적 게임의 그것과 다를 것 없는 정보처리 과정이며 그것의 산물이 바로 내가 인지하고 있는 현실 - 가상현실이라는 것이다. 최근 과학기술의 포탈들이 다른 차원을 열고 있다.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이 가상현실이 3차원적 구현물이라면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한 플랫폼들은 4차원적 가상현실들이다. 3차원에서의 가상적 축적물들은 인류의 경험적 자산을 지나 디지털 세계 구축에 필요한 블루프린트가 되고 있으며 빠르게 디지털 언어들로 재구성되고 있다. 나와 외부세계 사이에서 벌어졌던 모든 자아게임의 활동들은 이제 디지털적으로 환생을 한 아바타 플레이어들에 의해 메타버스 안에서 가상적으로 리얼한 게임들로 재생되기 시작한다. 아마 몇 십 년이 지나지 않아 나라는 자아개념은 아바타개념으로 완전 변성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수 천 년 동안 실존적 물음을 던지면서 나-자아-에고-주체-존재의식의 기원을 추적해왔던 철학적 종교적 탐구 자체가 실종될 지도 모르겠다. 가치를 사유하는 주체가 사라지면 가치사유의 문화 풍토 역시 자연 종식될지도 모르겠다. 자아가치-자기정체성이 기능과 역할 수행의 아바타로 대타되고 객관화되면서 기술과 게임과 돈에 의한 무인격 권력들이 그 가상현실의 주인이 될 지도 모른다. 그것이 아니라면? 지구별의 생물학적 진화인 2차원적 프레임과 지성-사유주체로서의 진화인 3차원적 프레임을 뛰어넘어 우주적 초인(류)으로의 변성이 실현되고 존재적 자유와 평화와 행복이라는 플랫폼이 메타버스의 4차원에서 구현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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