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은 숨어있는 곳을 찾아가는 맛도 있다. 좁은 골목길을 비집고 들어가거나 외딴곳에 있어도 기꺼이 찾아내는 그 맛. 그런 의미로 함양대웅한우촌식당은 외형적으로도 맛집의 조건을 갖췄다. 지리산함양시장 가는 길 함양새마을금고 근처, 마천식육점(정육점) 옆 좁은 골목길은 지나치기 쉬우니 눈을 크게 떠야 한다. 함양대웅한우촌식당의 주메뉴는 소고기 구이. 하지만 전골, 갈비탕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객지에서 부모님을 뵈러 온 자녀들은 어머니, 아버지 손에 이끌려 이곳에 온다. 부모님 단골집이지만 자녀들도 곧 단골이 된다. 경로당 노모당 회식이 있거나 계모임이 있으면 어르신들은 함양대웅한우촌식당에 예약을 한다. 어르신들에게 이곳은 마천식육식당이다. “식육점과 같이 운영하니 어르신들은 그렇게 불러요. 저희 집은 함양 어르신들이 모르는 분이 없을걸요. 잘 해 드리는 것도 없는데 항상 잘한다고 칭찬해 주세요. 감사할 따름이에요” 15년 째 함양대웅한우촌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조미선(64)씨. 이곳은 그녀의 남편(이종한씨)이 키운 소로 운영된다. 남편이 키운 소로 식당을 운영하니 질 좋은 소를 착한 가격에 내 놓을 수 있다. “남편이 동물을 너무 좋아해요. 소 키우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남편 사랑을 많이 받아서 우리 집 소고기가 맛있나?”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녀는 모든 공을 종업원들에게 돌렸다. “단 한 분의 손님에게도 정성을 다하고 없습니다, 안됩니다는 말은 손님에게 하지 말라”는 그녀의 뜻을 잘 알고 최선을 다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십 년 이상 함께 해 온 직원들이니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관계다. 이 식당은 매주 목요일이 꽤 바쁘다. 이날은 ‘소 잡는 날’. 소를 잡으니 육회를 먹을 수 있어 단골들이 손꼽아 기다린다. 주인이 내놓는 무료서비스에 기분이 더 좋아지는 날이기도 하다. 소 잡는 날 찾아 온 손님에게 그녀는 소고기초밥, 육회, 천엽 등을 서비스로 내어준다. 함양대웅한우촌식당이 고깃집이긴 하지만 다른 식당과 차별되는 것은 싱싱한 야채 겉절이. 조미선씨는 고기와 어울리는 야채를 계절마다 선별하여 손님상에 올린다. 겉절이가 담긴 접시는 내려놓기 무섭게 빈 접시가 된다. 특히 파김치의 인기는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손님들의 젓가락질도 바쁘게 만든다. 김치도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 담근다. 겉절이는 금방 숨이 죽기 때문에 미리 해 놓을 수 없다. 손님이 오면 그때그때 생으로 무쳐서 내 놓는다. 봄에는 겉절이 종류만도 대여섯 가지나 된다. “겉절이는 미리 해 놓을 수 없어서 손이 많이 가고 바쁘긴 하죠. 그래도 손님들이 잘 먹었다, 대접받고 간다고 말씀하실 때 힘든 게 사라지죠” 손님들께 받은 사랑을 더 많은 곳에 베푼다는 마음으로 그녀는 어르신 무료식사대접을 꾸준히 해 왔다. 어르신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즐거워하시고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행복해 했다. 지금은 코로나로 그녀의 행복한 베풂이 잠시 멈춤 상태다. 대신 요양원에 고기를 보내고 장학금을 기탁하며 다른 방법의 베풂을 이어가고 있다. “손님으로 와 주신 덕분에 제가 돈을 벌어요. 그런 손님들이 잘 먹고 간다, 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 주세요. 그런 말을 듣고 욕심 부리고 살면 안 되죠. 제가 어디 가서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대접받겠어요. 제가 더 감사하죠. 베풀다보면 그 보다 더 많은 것이 돌아온답니다” 식당을 하면서 바쁜 그녀지만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어르신들께 맛있는 밥을 대접하며 그날 하루 함께 덩실덩실 신나게 노는 꿈. “매일 그렇게 살고 싶어요. 오늘은 이 마을, 내일은 저 마을 다니면서 어르신들께 식사대접하면서 사는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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