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 藍溪書院登載世界文化遺産축 남계서원등재세계문화유산- 如泉(여천) 金光坤(김광곤) / 함양향교 한시 회원古色蒼然人類堂(고색창연인류당)고색창연한 인류의 전당特殊樣式感年光(특수양식감년광)특수한 양식에서 세월의 빛을 느끼네.輔仁養正感英氣(보인양정감영기)보인재와 양정재에서 빼어난 기상을 느끼고詠梅愛蓮顧淸香(영매애련고청향)영매헌과 애련헌에서 맑은 향을 돌아보네.八作山形如鶴美(팔작산형여학미)8작 지붕 산 형태는 학과 같은 미三門墙瓦似龍章9삼문장와사룡장)내삼문의 담장 기와 용과 같은 무늬. 諸般要素完全證(제반요소완전증)제반의 요소가 완전하게 증명되어卓越價値垂萬方(탁월가치수만방)탁월한 가치는 만방에 드리웠네. 例證儒鄕顧殿堂(예증유향고전당)선비 고을 상징하는 전당을 돌아보니先賢輝跡返人光(선현휘적반인광)선현의 휘적은 인류의 빛으로 돌아왔네.儒林誠意奉神主(유림성의봉신주)유림의 성의로 신주를 봉안하니文獻英靈開墨香문헌영령개묵향)여창 선생 영령은 묵향으로 피어났네.書院名稱宮府務(서원명칭궁부무)서원의 명칭은 조정의 임무藍溪賜額聖王章(남계사액성왕장)남계의 사액은 성왕의 문장.官民協力知眞價(관민협력지진가)관민이 협력하여 진가를 알리니世上關心日漸翔(세상관심일점상)세상의 관심은 나날이 비상하네. ⇒ 유네스코는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연합 전문 기구이다. 세계유산은 유네스코에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 및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데,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한 나라에 머물지 않고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남계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기준은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 오랜 세월에 걸친 인간 가치의 중요한 반영,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특출한 증거 및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실존하는 전통, 사상이나 신조 및 보편적 중요성 등의 기준에 합당했기 때문이다. 서원은 향교와 더불어 교육과 선현의 제향(祭享)이 주요 기능이며, 향교가 국공립, 서원이 사립이라는 점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입구에는 ‘모든 사람은 모두 말에서 내려야 한다(小人員皆下馬)’는 표지석과 부정을 방지하는 홍살문으로 신성한 장소임을 나타낸다. 이어서 외삼문(外三門)과 풍영루(風詠樓)를 비롯하여 강학(講學) 공간인 동서재(東西齋)가 마주하며, 다음으로는 내삼문(內三門)을 지나 마지막 건물이 제향의 공간인 대성전(大成殿)이다. 지방마다 구조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 골격은 거의 같으며, 나머지는 지역에 따른 특색을 가미하여 부속건물의 증설이나 소박함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서원을 설계할 당시의 지방 재정, 유림과 향민의 참여 정도에 따라 부속건물은 증감되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풍영루는 풍화루(風化樓)나 수월루(水月樓) 등의 명칭도 볼 수 있으며, 동서 양재(兩齋)는 남계서원처럼 보인재(輔仁齋)와 양정재(養正齋)의 명칭이나 경의재(經義齋)와 치성재(致誠齋)의 현판도 볼 수 있으나 뜻은 대동소이하며 강학의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내삼문을 지나면 제향(祭享)의 공간이다. 향교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성현을 향사하므로 대체로 대성전(大成殿)이란 현판이 있으나 서원은 지방의 명유(名儒)를 모심으로써 남계서원처럼 편액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1871년에 흥선대원군이 전국에 47개소만 남기고 서원을 통폐합했는데, 바꾸어 생각해보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원군도 47개소의 서원만은 손댈 수 없는 권위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일전에 여천 선생이 등재를 축하하는 축시의 분석과 수정의 방향을 보내온바, 축시를 구성하는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작품은 연작 율시로 양(陽) 운으로 구성되었다. 즉 제1구와 짝수 구의 마지막 운자는 堂, 光, 香, 章, 方으로 양(陽)과 비슷한 발음이 나는 그룹의 운자 모임이다. 陽처럼 같은 그룹에서 운자를 취해 압운하는 방법을 ‘일운도저격(一韻到底格)’이라고 한다. 연작은 ‘일운도저격’으로 계속 표현할 수도 있고, 각각의 수마다 압운을 달리할 수도 있지만, 내용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지녀야 한다. 연작을 구성하는 까닭은 한 수만으로는 시제의 뜻을 모두 표현하기에 부족한 경우이므로, 중복된 표현을 피해야 한다. 위의 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등재 축하를 어찌 짧은 8행에 모두 담을 수 있겠는가! 시제가 단순히 ‘남계서원’이거나 위처럼 등재를 축하하는 내용은 구성에 있어서 매우 달라지므로 주제에 어긋나는 위제(違題)의 표현에 유의해야 한다. 첫머리에 등재 기준을 제시한 까닭은 위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남계서원이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까닭은 고풍의 건축미가 유네스코 등재 기준에 합당하기 때문으로 등재를 축하하는 방법으로는 잘 보존된 건축미를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성리(性理)를 중심으로 고전의 탐독과 강학의 내용을 서술하면 위제에 해당하므로 제1수에서는 등재 기준에 합당한 내용을 구체화했다. 축시에서는 축하한다는 말을 쓰지 않음으로써 축하해야 감흥을 잘 드러내는 표현으로 평가받는다. 등재의 기준에 합당한 건축미를 잘 드러내어, 과연 등재될만하다는 공감을 자아내도록 구성하면 충분하다. 팔작지붕은 기와지붕의 구성에 가장 완비된 지붕 형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등재 여부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1수에서는 건축미의 가장 큰 특징인 8작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3문은 8작에 대한 숫자로써 대장 되었다. 작(作)과 문(門)은 어색한 대장으로 관대(寬對)에 속하지만, 억지로 대장 하지 않음으로써 생동감 있는 표현이 이루어졌다. 영매애련(詠梅愛蓮)은 측/평/측/평으로 평측이 맞지 않는 것 같지만 되돌리면 모두 기본 구식에 잘 들어맞는다. 율시의 구성에는 각행의 짝수 부분에 평/측이 반대되어야 한다는 금기사항이 있는데, 이 금기사항을 융통성 있게 안배하는 방법을 익혀야 뜻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다. 영매헌과 애련헌은 고유명사와 같으므로, 평/측이 맞지 않는다고 달리 표현할 수 없다. 쌍계사의 불일폭포(佛日瀑布)는 측/측/측/측으로 日과 布의 평/측은 반대되어야 하므로, 佛日瀑布라는 말을 율시에 쓸 수 없다면 시를 지을 까닭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제의 폭이 너무 커서 제1수만으로는 축하의 뜻을 모두 나타낼 수 없으므로 제2수에서는 등재의 근원을 서술한 것이다. 함련의 유림과 문헌은 인명 개념인 동시에 전체와 개별의 대장이다. 문헌은 여창 선생의 시호로 선현의 인명을 나타낼 때는 호나 관직으로 대신할 수 있으며, 가장 높은 관명을 나타낼수록 좋다. 평/측이 잘 맞지 않더라도 자(字)나 옹(翁)의 표현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악인의 경우에는 반대로 구성해야 한다. 또한 축시의 표현에서는 사(死), 망(亡), 사(四), 종(鐘) 등의 표현은 삼가야 한다. 四는 死와 발음이 같고, 종 역시 종 쳤다는 부정의 뜻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南溪書院을 남계와 서원으로 나누어 대장 하는 방법은 상용이며, 名稱과 賜額은 관대로도 볼 수 있지만 賜는 은덕, 額은 현판이란 명사로도 활용되므로 명사의 대장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평측이나 대장의 개념보다 표현의 수미일관(首尾一貫)이 우선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해설 : 성기옥·한시 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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