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은 건시야~ 반건시는 곶감이 아니야~“ 함양 사람들은 반건시는 곶감으로 쳐주지 않고 건조가 잘 된 건시야말로 진짜 곶감이라고 한다. 함양은 옛날부터 임금님에게 곶감을 진상했을 정도로 곶감 말리는 기술과 전통이 내려오고 있기에 함양 곶감에서 곶감 만드는 장인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나도 함양에서 오랜 세월 오로지 건시 하나 잘 만들려고 노력해왔고 반건시는 제대로 된 곶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재작년에 우연히 대봉 곶감을 말리다가 반건시 상태에서 맛을 보니 무릎을 칠 정도로 오묘한 맛이 나서 일부는 더 이상 건시로 만들지 않고 반건시 상태로 바로 포장해서 판매를 해 보았다. 소비자 반응도 오묘했다. 작년에는 아예 처음부터 대봉곶감의 절반은 반건시로 만들었다. 그리고 고종시 곶감도 반건시로 시험 생산을 해보았다. 대봉곶감은 워낙 크고 수분이 많은 감이기에 반건시가 잘 만들어 지지만 크기가 보통이고 찰진 고종시 반건시는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은 조심스러웠다. 물론 건시든 반건시든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려울 거 없다. 문제는 건시만큼 깊은 맛이 나는 반건시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감 작황이 최악이라 고종시 반건시를 많이 만들지는 못했지만 생각 외로 고종시 반건시도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이것이 내가 곶감 가공식품 제조업 창업을 한 세 번째 이유다. 이십년 한 우물을 파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는 다른 건 몰라도 곶감 하나는 잘 만들게 되었고 이제는 전통 건시 곶감 외 반건시, 산양산 곶감, 곶감단지, 곶감말이, 곶감 아이스바 같은 다양한 형태의 감 가공 식품을 만들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함양은 산삼의 고장이다. 올 9월에는 산양삼 엑스포를 개최하여 명실공히 함양이 산양삼의 고장임을 대외에 알리게 된다. 함양에는 산양삼을 첨가한 다양한 가공식품들이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이제 산양삼 곶감이 개발되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내가 조합원으로 있는 지리산함양곶감연구회영농조합법인에서 관련 특허를 2건 보유하고 있는데 하나는 산양삼 추출물을 이용한 곶감 제조방법이고 또 하나는 생약재 추출물을 이용한 곶감제조방법이다. 사실 이 특허는 이미 6년 전에 난 것인데 실제 상품 성분 분석 과정을 거쳐 드디어 양산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온난화 영향으로 남부 지역에서만 생산되던 감이 강원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감으로 판매하던 감 산지에서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너도나도 곶감을 만들고 있다. 그만큼 곶감 시장이 치열해져서 곶감의 고장 함양도 앞서 나가려면 뭔가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한다. 이번 우리 곶감연구회 영농조합에서 시도하는 산양삼 곶감이 성공하고 700여 함양곶감 농가에 기술이 보급되면 함양은 고소득을 약속하는 기능성곶감의 메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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