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나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딱 좋은 시집이 있다. 그 시집을 색깔로 표현하면 노랑이다. 흔히들 노랑은 낙관적이고 유쾌한 색이라고 하지 않는가. 멀리서도 한눈에 확 띄는 그 노란색 시집 속에 들어 67편의 시들은 하나같이 삶의 환희를 노래하고 있다. 그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새 그 시집과 조우한 이는 몸과 마음에 봄의 생동하는 기운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터이다. 일상에 치여 웃음을 잃고 사는 현대인에게 노랑 스마일 로고와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시집은 바로 바로 함양이 낳은 시인 양선희가 최근에 출간한 ‘봄날에 연애’다. 그 시집을 두고 조은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맑고 투명한 시어들이 그리웠다. 너무도 오래도록. 그런 중에 양선희의 시들을 읽었다. 그가 중환자실에서 나올 때 나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힘든 수술을 견딘 그의 놀란 얼굴 근육이 펄떡펄떡 뛰던 것을 보았다. 눕지도 못한 채 앉아서 회복해야만 했던 병상 풍경도 아직 내겐 선명한데, 그는 어느새 고통을 녹여 수많은 시를 썼다. 그의 시를 읽는 동안 맑은 종소리에 깨어나는 내 안의 무엇인가를 느꼈다. 양선희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봄날에 연애’에서 모든 길은 자연으로 통한다. 자연은 그녀의 시가 뿌리내린 대지이자 시적 상상력이 솟아오르는 젖줄이다. 시인이 노래하는 자연의 기쁨은 특히 봄이라는 계절이 전해주는 생의 움터 오르는 활기와 연관돼 있다. ‘봄날에 연애’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시집에는 봄과 관련된 심상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시집 곳곳에서 시인은 수시로 봄을 호명하고 봄이 주는 활력과 즐거움을 탐한다. 봄을 향한 사랑의 기운이 시집 전체에 흘러넘치는 것이다. 늘 즐거운 새처럼 재재거리며 웃는 사람으로 알려진 양선희 시인이 투병을 하며 쓴 ‘봄날에 연애’의 시편들을 읽는 이들은 가장 강력한 치유의 기운, 생을 향한 사랑의 기운을 선물 받을 수 있을 터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양선희 시인의 ‘봄날에 연애’를 주문하라. 나를 위해, 너를 위해, 그를 위해! 양선희 시인은 1960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고,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7년 계간 문예지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했고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나리오가 당선되었다. 시집으로는 ‘일기를 구기다’(1991) ‘그 인연에 울다’(2001), 장편 소설로는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1993)가 있고, 이명세 감독과 영화 <첫사랑>의 각본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감성 에세이로는 ‘엄마 냄새’(2010), ‘힐링 커피’(2010), ‘커피비경’(201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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