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곶감 건조방법은 이렇다. 1) 감을 (열심히)깎는다. 2) 깎은 감은 곰팡이를 방지하고 때깔을 유지하기 위해 유황훈증을 한다. 3) 감을 통풍이 잘 되는 덕장에 매단다(뿌듯). 4) 45일 전후 덕장의 감을 채반에 내린 뒤 주무르고 (예쁘게)모양을 만든다. 5) 떫은맛이 완전히 없어지면 포장한다. 십수년 전까지는 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곶감 말리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삼한사온 겨울 날씨가 알아서 감을 열렸다 녹이며 곶감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농부라면 전통 덕장에서 곶감 말리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십년전부터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곶감 말릴 철에 장마가 내려 농부들을 울리더니 최근에는 미세먼지까지 날려 더 이상 옛날식으로는 건조시키기가 어려워졌다. 날씨는 확실히 변했다. 곶감은 설날 대목에 맞춰 대부분 소진되는데 명절 전까지 옛날처럼 하늘의 도움을 받아 곶감을 말리는 건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이상은 어렵게 되었다. 다행히 많은 곶감 농가들이 덕장을 현대화해서 제습기도 갖추고 방충이 되는 창문식으로 통풍을 조절하고 있고 또 웬만한 농가에서는 건조기가 한 대씩 있어 초기에 사흘 정도 건조기로 1차 건조를 하고 난 뒤 덕장에 매달고 있다. 그런데 이 방법도 곶감 매달고 장마가 이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날씨가 최악일 때도 안전하게 곶감을 말리려면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나는 곶감 건조 기본 원리를 이용하여 유황을 훈증하지 않고도 때깔이 좋고 위생적인 곶감을 만드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다. 이십년 곶감만 만들다보니 이제 다른 건 몰라도 곶감 하나는 잘 만들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서 제대로 된 기술을 손에 익히기까지는 버린 돈이 결코 적지 않다. 그래서 내가 20년 전 곶감을 처음 만들 때부터 이런 기술을 배워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만일 그럴 기회만 있었더라면 말이다. 더 잘해 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고품질 곶감 만드는 기술 지도를 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해서 아들과 함께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곶감농사를 가업으로 이어갈 아들과 함께 내년부터 창업박람회, 귀농박람회에 곶감 홍보가 아닌 곶감 건조 기술 지도를 아이템으로 참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개인적인 인연으로 곶감건조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꾸준히 찾아오기도 했는데 이제 곶감 교실의 문을 연다. 농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귀농인과 청년농부들이 귀감 창업 교실 문을 두드리면 자연스럽게 함양인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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