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찾아오는 장마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연일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집앞 엄천강은 황토물이 내려오고 물이 불어 거북 바위가 머리만 남겨두고 잠겼네요. 이렇게 비가 계속해서 내리면 거북바위도 완전히 잠기고 다리 상판까지도 강물이 올라올 듯싶습니다. 지난해에는 도로까지 아슬아슬하게 물이 넘칠 듯했었는데 강물이 마을 앞 도로를 넘게 되면 우리 마을 몇 집은 피해가 심할 듯 싶네요. 만약 우리 마을 도로가 강물로 넘치면 한국 전체로 볼 때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마을 할머니들 말씀으로는 10년 동안 한 두 차례 강물이 도로를 넘은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럴 때마다 전국적으로 큰 피해도 함께 있었다고 하니 이번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네팔에서도 산사태와 홍수로 피해가 많다고 합니다. 뉴스를 보니 산사태가 정말 무섭더군요. 산 하나가 통째로 무너져 내리면서 산 아래 마을 하나가 순식간에 없어지는 장면은 정말 무시무시하였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들이 네팔 현지의 피해당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기는 한데 큰 도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피해당한 분들을 돕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하니 고향과 국가가 같은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가 하나인 듯 싶네요. 네팔에는 장마를 우기라고도 하는데 우기가 되면 낮에는 잠잠하다가도 밤만 되면 비가 내린답니다. 한국처럼 짧은 장마가 아닌 아주 긴 장마이면서 밤과 낮을 구분하여 비가 내렸다가 멈췄다가를 반복하는데 큰 비는 내리지는 않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많은 비가 내렸나 봅니다. 뉴스 장면에서 강이 넘쳐 강 주변의 집들이 잠기거나 떠내려가거나 무너지는 모습이 보이고 구조를 기다리기도 하고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도 보이더군요. 저의 고향 가는 길의 중간 도시인 딤부에는 온통 물에 잠기거나 건물들이 무너져 있는 모습이었고, 도시 전체가 초토화가 되었다고 해도 될 듯 싶더라고요. 기후가 해마다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도 해마다 더 심각해지는 듯 싶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사람의 삶은 좋아지는데 과학이 발달된 만큼 자연은 파괴 되어가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파괴되고 있는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가 자연을 망가지게 한 대가를 돌려주는 것일까요? 며칠 전에는 콩알만한 우박이 내리기도 하였는데 그 소리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네팔에서는 히말라야 근처의 산골에 살다보니 우박을 자주 보기도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13년 만에 처음 본 것으로 기억되네요. 남편도 우박은 처음 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콩알만한 우박이 철제 계단과 창문에 떨어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처음엔 누군가 찾아와 노크를 하는 줄로 알았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이 무겁고 힘든데 장마로 인해 피해가 많을까봐 걱정입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이지만 해마다 피해를 보는 분들이 생기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이는 산사태가 나는 산 아래 왜 집을 지어 사느냐고도 한다는데 그 말은 왜 50억 하는 아파트에 안 살고 초가집에 사느냐고 말하는 것과 같겠지요.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타인을 배려하는 듯 살아가는 사람들도 결국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할 때가 없는지 한번 짚어보고 반성해 볼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뉴스에는 연일 정치인들이 상대를 깎아 내리거나 비판하는 일들로만 가득하고, 방송 언론에서도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것만 선호하고, 사람들도 코로나에 전염되듯 모든 것에 전염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진정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한다면 다른 이에게는 그에 반만이라도 배려해주면 어떨까요? 좋은 세상은 남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 내가 만들어 간다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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