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길을 가다가 추모공원을 본 적이 있다. 함양에도 이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스쳐지나갔지만 금방 잊어버렸다. 그러다가 인터넷에 산청함양...을 치다가, 우연찮게 ‘산청함양사건’을 보게 되었다. 1951년 2월 7일, 산청군과 함양군의 민간인 7백여 명이 공산당의 유격대와 내통했다고 간주되어 희생당한 사건이었다. 함양 군민인데도 16년간 몰랐다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나는 추모공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길을 헤매며 겨우 공원에 도착한 내가 들어서자마자 본 건 조용한 공원이었다. 차를 주차하고 한참을 올라가서야 겨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돌아가셨지만 마지막으로 계실 장소라도 아름다운 곳에 있었으면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었는지 뒤에는 산이, 앞에는 사람들의 묘가 있는 여기는 참 예쁜 경치를 자아냈다. 안타깝게도 위패봉안각은 공사 중이었고, 역사관은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중이어서 들어갈 수 없었다. 다음을 기약하며 나는 계단을 내려왔다. 계단 아래에는 희생당하신 분들의 이름이, 묘비의 위치를 표시해 둔 사진 위에 적혀져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희생당하신 줄은 몰랐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났다. 나는 잠시 묵념을 하고 다시 밑으로 향했다. 아래에는 산청함양사건의 명예 회복에 관한 내용이 적혀져있었다. 군인들이 그들이 한 짓에 맞는 처벌을 받았는지, 자기들의 손에 돌아가신 분들에게 사과 한 번이라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랬기를 바란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게 되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물론 그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며, 어쩔 수 없는 거였다는 한마디로 치부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갔던 일들을 지나치지 말고, 추모 공원을 직접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 지역의 옛 사건을 추모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그것이 희생당하신 분들의 영혼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모 공원의 설립 목적은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기리기위함도 있지만, 후대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누구나 볼 수 있게 남겨두어서 미래를 위한 교육을 하는 역할도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사이트에서 추모 공원의 관람 시간과 사건의 경과에 대한 내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는 정보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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