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항노화엑스포를 두 달 앞둔 함양은 바쁘다.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가운데 엑스포에 대한 열기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대봉산휴양밸리를 다녀온 지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사업 타당성에 대한 갑론을박 속에 누가 거기까지 그런 걸 타러 가겠냐고 비아냥대기도 했던 휴양밸리가 대박이 날 것 같단다. 국내 최장 거리를 자랑하는 모노레일도 압도적이고 짚라인도 기대 이상이었단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랜동안 준비해온 만큼 온 군민이 합심하여 우리 함양이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일이다. 문제는 엑스포 이후에 대한 기우(杞憂)다. 당연히 계획이야 있겠지만 휴양밸리 뿐 아니라 행사장의 화려한 건물들, 고운체육관 뒤로 멋지게 펼쳐진 문화, 스포츠 시설들과 산을 옮겨 만든 광장과 한들의 대형 주차장이 지리산 1번지 함양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인구 유입이나 관광객유치에 효과가 없어 이 많은 시설들이 천덕꾸러기가 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군민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본래 기차를 승, 하차하는 공간이나 무대, 강단 등을 뜻하는 플랫폼이 이 시대의 키워드(key word)가 되었다.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하면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인 ‘플랫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승객이 필요로 하는 교통수단을 탈 수 있는 ‘유일한 곳’인 플랫폼은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몰려들기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매점이나 자판기가 설치되고 광고판이 즐비하다. 인근에는 크고 작은 상가가 조성되는데 이처럼 거점 역할을 하는 승강장이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 되어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남부 내륙 교통의 요충지인 함양은 현재의 인프라에 몇 가지만 보태면 아마도 관광과 레저, 문화와 스포츠와 관련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최적지다. 언제나 라이브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페촌, 상림을 산책하는 동안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노천 수영장, 그리고 한들 주차장에 멋진 자동차전용극장 등이 갖추어져 남해나 지리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반드시 방문하여 먹고 자고, 체험하고 즐기는 플랫폼 도시 함양을 상상해 보자. 하나 더,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문화 플랫폼 “한·동남아 문화타운”같은 것은 어떨까? 지난 봄,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67만 명을 훌쩍 넘긴 “한중문화타운”은 그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강원도의 야심에 찬 플랫폼 비지니스였을 뿐인데 국민의 반중(反中) 정서에 정쟁(政爭)이 가세하여 진실게임만 하다 무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찌 보면 자본 만능주의의 결과였는데 “동남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사업성뿐만 아니라 배려라는 측면에서도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플랫폼사업은 언젠가는 추진되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변변한 거점도시가 없는 것이 남부내륙, 지리산 권역의 실상인데 다문화가족들의 정신적 문화적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서울의 이태원이나 인천의 차이나타운 같은 이국적 분위기를 가진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만드는 일은 플랫폼 도시 함양에 어울리는 사업이 아닐까?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아 100명 중 6명이 다문화가정 자녀이고 어머니들의 55%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출신 여성이란다. 이쯤 되면 지리산 권역만 해도 다문화에 대한 경제, 문화적 수요가 적지 않을 터인데 그야말로 블루오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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