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80장세상의 맛을 속속들이 알게되면 비가 되든 구름이 되든 완전히 맡겨 둘 뿐 도무지 눈뜨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사람의 정을 다 깨닫게 되면 소라고 부르든 말이라고 부르든 부르는 대로 따르고 다만 머리를 끄덕일 뿐이니라. <원문原文>飽諳世味(포암세미)하면 一任覆雨翻雲(일임복우번운)하되 總慵開眼(총용개안)하고 會盡人情(회진인정)하면 隨敎呼牛喚馬(수교호우환마)하여 只是點頭(지시점두)니라.<해의解義>세상의 온갖 풍상을 다 겪어 완전히 달관한 사람은 분분하고 변덕많은 사람에게는 도무지 관심조차 없고 인정을 다 깨달은 사람은 남들이 칭찬하든 비방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 법이다. <주註>飽諳(포암) : 완전히 다 알다, 諳(암)은 지(知)와 같음. 覆雨翻雲(복우번운) : 두보(杜甫)의 시에 ‘손바닥을 엎어 비를 만들고 손바닥을 뒤집어 구름을 만든다고 하는 구절이 나온다. 總(총) : 도무지. 慵(용) : 게으름. 會(회) : 깨닫다. 隨敎(수교) : 하는대로 내버려 둠. 呼牛喚馬(호우환마) : 칭찬하든 헐뜯든 상관하지 않음, 장자 천도편(天道篇)에 ’나는 소라고 불러도 소라고 할 것이고 나를 말이라고 불러도 말이라고 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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