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우리는 지금까지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1년이란 시간 동안 정부는 “방역”에 모든 힘을 쏟았다. 그리고 올 2월26일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정책은 방역을 넘어 집단면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6월3일 자료를 보면, 누적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13.1%라고 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접종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을 말한다면, 며칠 전 딸과 함께 둘만의 데이트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집 근처에 분위기 좋은 카페 겸 식당이 새로 개업해 방문했다. 둘이 마스크를 쓰고 창가에 앉아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차장으로 트럭이 한 대 들어왔다. 트럭에서는 네 분의 어르신이 내리시더니 마스크도 쓰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와 사장님께 말씀하셨다. “우리 주사 두 번 맞았어!”또 5월 27일부터 예약 취소로 발생한 잔여 백신을 일반인들이 맞을 수 있게 되었다. 발 빠른 몇몇 지인들이 백신 접종 후 SNS에서 자랑이 시작되었다. “나 백신 맞았어요!”, 예약접수 안내 문자 이미지 캡처, 백신 접종 후 훈장 하나 붙인 튼튼한 팔뚝 사진, 그리고 어떤 이들은 자신이 격고 있는 다양한 증상들을 올리기도 했다. 필자로서는 백신을 접종한 분들이 참 부러웠다. 인터넷을 통해 관내 병원들을 조회해봤다. 그러나 조회할 때마다 지도위 숫자는 “0”이었다. ‘나는 언제 맞을 수 있으려나!’ 잔여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백신과 관련해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백신 접종의 목표는 개인 면역을 통한 집단면역이다.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이란 “특정 감염증에 대한 일정 집단의 저항력”이라고 정의하고, 집단면역의 효과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70% 이상이 항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도 올 11월 집단면역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신만 잘 조달된다면 힘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집단면역은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구축되어 가고 있다. 문제는 몇몇 국가의 집단면역으로 세계적인 코로나 유행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말은 국가 단위의 집단면역을 넘어 “지구적 집단면역” 구축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을 중심으로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코백스”를 중심으로 코로나 백신을 세계 각국에 평등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백스는 ‘저소득국가의 백신 접종률을 30%까지 끌어올리려면 20억 달러(약 2조2천억 원)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기업, 개인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백신을 맞은 후 저소득국가 사람들을 위해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있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이 된다”는 뜻이다. 세계적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십시일반의 지혜다. 십시일반을 통해 지구적 집단면역이 이루어지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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