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색심불이色心不二’라고 하는 철학적인 표현을 쓴다. 물질과 에너지는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이다. 물질의 본질은 에너지가 응축하여 고정화된 것이므로 그것이 분산되면, 에너지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에너지 불멸의 법칙, 질량불변의 법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E=MC². E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즉 에너지이다. 그리고 C는 빛의 속도를 표시하고 M은 물질의 질량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곧 질량과 빛의 속도의 적積은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즉 에너지라는 말이다. 그래서 실험에 실험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폭탄인데, 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임계 질량 이상으로 하고 핵분열의 연쇄반응을 고속으로 진행하면 막대한 에너지가 한 순간에 발생한다. 결국 불교에서 말하는 ‘색심불이色心不二’의 의미도 현대 물리학에서 증명하고 있는 자연의 법칙과 상통한다. 또 다른 예로 물은 고체로도 기체로도 변한다. 압력이나 열熱에 의해서 세 가지의 상相으로 변화하지만 물의 본성인 H₂O는 잃지 않고 있다. 공중에 증발한 수증기는, 공중에서는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을 뿐이고 열의 강하降下나 압력과 같은 연緣에 의해서 다시 비나 눈이 되어 형태를 바꾸어 지상에 내려온다. 이것도 ‘색심불이色心不二’의 다른 표현인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는 의미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풍수경전에서도 우주가 고대에 혼돈混沌의 상태에서 기氣가 생겨나고 그 속에서 음양陰陽이 생성되어 만물萬物이 탄생하고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생겨 순환하는 것이라 설명하는데, 현대의 양자역학 분야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질량과 에너지의 법칙과 ‘기氣가 모이면 형形이 되고 흩어지면 상象이 된다’라는 동양의 이치는 결국 서로 동일한 이야기이다. 세상이 음양陰陽이듯이 공간과 시간의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뉴턴의 운동법칙으로 물질을 설명하지만, 미시적인 세계인 원자의 단위로 내려가면 완전히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것이다. 즉 양자 물리학과 고전 물리학은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과 본질을 이해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방정식인 것이다. 동양학에 나오는 음양陰陽의 원리를 보면 절대 단음단양單陰單陽은 없다. 단음單陰(완전한 음)이나 단양單陽(완전한 양)으로는 성사성물成事成物이 안 되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천지간에 일물一物의 형체形體를 이루는 모든 것은 음중유양陰中有陽이나 양중유음陽中有陰으로 음속에 양이 있고, 양속에 음이 있어 음양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지 단음단양單陰單陽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우주宇宙란 눈에 보이는 형形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형形 이면에 질서로 존재하는 상象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음陰인 상象이 먼저 있고 후에 양陽인 물物이 있으니, 우주宇宙에는 원리적인 무형無形의 상象이 먼저 있고, 그 상象에 의거하여 모든 유형有形의 물物이 존재하게 된다는 의미다. 결국 불교에서 말하는 ‘색심불이色心不二’처럼 하나의 우주질료(생명에너지라고도 표현)가 물질 또는 에너지로 드러날 뿐이다. 이는 <대학>의 “물유본말物有本末하고 사유종시事有終始하니 지소선후知所先後면 즉근도의則近道矣”라는 말과 상통한다. “우주만물은 근본이 있고 결과가 있으므로, 형상을 일으키는 사물은 모두가 시작으로부터 진행과정을 거쳐 마지막 결과로 이어지는데, 어떤 요소의 어떤 원인으로 사물이 형상을 일으키고 마침내 종국으로 마무리 되어 가는가 하는 선후를 알게 되면 마침내 득도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어 모든 사물의 이치를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 한 마디로 설계도가 먼저 있고, 건축물이 나중에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은 반드시 음양陰陽으로 존재하므로 한쪽만 알아도 그 반대를 알 수 있다. 간단한 예로 현대의 과학자들이 우주가 양陽처럼 팽창한다고 한다면 반드시 음陰처럼 수축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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