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모, 수달친구들, 함양교육지원청 주관기후위기대응을 위해 마련된 ‘지리산의 숨비소리, 들리시나요?’ 특강의 첫강의가 5월10일 함양교육지원청에서 열렸다.
특강 ‘지리산의 숨비소리, 들리시나요?’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수달 친구들, 함양교육지원청이 함께 주관한 것으로 5월10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5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 저녁7시 강의가 열린다. 대면, 비대면으로 강의가 진행되며 관심있는 군민들은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10일 열린 1강은 ‘지리산의 그 위대한 가치’라는 주제로 지리산 숲 해설가 이창수 선생이 강의를 맡았다. 이날 강의에는 대면 20명, 비대면 27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이창수 선생이 본격적으로 나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1년 8월29일 벽소령에 갔을 때이다. 자작나무처럼 껍질이 벗겨지지만 붉을 빛을 띤 거제수나무를 만난 후 그는 6개월동안 지리산계곡을 다니며 나무를 알아갔다.
이창수 선생은 “다른 나무들은 초록으로 물드는 5월에야 싹이 틔우는 자귀나무, 흙이 아니라 바위에 뿌리를 내리는 매화말발도리, 바위도 흙도 아닌 다른 나무 위에 뿌리를 내리는 겨우살이,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다래덩굴 등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나무가 많다. 하지만 인간이 이들 나무에 개입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인구분포가 나무의 종류를 결정짓고 골프장, 아파트, 공장, 전원단지, 도로로 인해 산림면적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 불, 공기, 흙은 자연의 큰 힘이다. 불을 사용하는 사람도 엄청남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힘을 휘두르고 자연에 개입하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함양군에서 오도재 명품단풍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 “오도재에 심은 빨간단풍은 노무라단풍(홍단풍)으로 외래종이다. 자생종 숲에서 살던 다양한 동물, 곤충, 식물이 외래종을 만나면 모두 떠나버린다. 자생종 숲에서 관계를 이루며 살아오던 동식물에게 외래종은 관계를 끊어버리는 역할을 한다”며 “홍단풍 대신 상림의 후계목이나 각지의 천연기념물 후계목을 심었다면 얼마나 멋졌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선생은 “우리는 꽃들에게 포크레인, 삽, 낫을 들고 만난다. 사람이 휘두르는 힘이 자연에는 폭력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이제 무릎을 꿇고 낮은 자세로 숲, 꽃, 자연을 만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강이 끝난 후에는 참가자들과 고로쇠 수액 채취에 대한 생각 나누기, 소음 및 불빛이 상림 숲에 끼치는 악영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지리산의 숨비소리, 들리시나요?’ 두 번째 특강은 10월17일 월요일 저녁7시 함양교육지원청에서 ‘천년의 숲 상림에서’를 주제로 최재길 강사의 강의가 진행된다. 3강은 신강 강사의 ‘용유담, 엄천강이야기’, 4강은 최상두 강사의 ‘함양의 물’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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