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잔인하고도 슬픈 영화가 있다. 바로 ‘더 스토닝’이다. 이 원작은 “돌팔매질당한 여인”이라는 소설이다. 자흐라는 여인은 스토닝형(돌판매질)에 처해졌던 조카 소라야의 이야기를 기자에게 들려주고 기자는 그것을 녹음하여 소설로 썼고 그것을 다시 영화로 만들어 널려 알려졌지만, 이 모든 것이 실화라는 진실 때문에 더욱 무겁고 아프게 다가온다. 내용은 이렇다. 이란의 작은 한 마을,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마을에 머무르게 된 이란계 프랑스 저널리스트에게 한 여인이 비밀스럽게 접근해 “당신이 꼭 들어야할 사실이 있다”고 말 하자 그는 그 이야기를 녹음한다. 마을에 사는 소라야는 남편과 어린 자녀를 둔 주부였지만, 간통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투석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그것은 남편이 14살밖에 안 되는 어린 신부와 결혼하기 위해 꾸민 음모였다. 폭력을 일삼았던 남편에게 미련은 없었으나 자녀들 때문에 이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소라야에게 위자료를 주지 않고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던 남편 알리는 동네 홀아비와 간통을 했다는 누명을 씌운다. 알리에게 약점을 잡힌 성직자와 몇몇 사람은 이일에 동참하게 되고, 재판이 열리고 소라야는 간통의 죄명으로 투석형에 처해진다. 세상에 이런 법도 있나 싶지만, 아직도 이란과 모슬렘 사회에서는 투석형 사형제도가 있다. 사람의 몸을 줄로 묶고는 땅을 파고 허리까지 묻는다. 그러면 주변의 사람들은 돌을 들고 알라신과 남편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큰 소리로 외치며 돌을 던져 사형을 집행한다. 힘없는 그녀는 남편과 이웃 사람들의 돌을 하나씩 맞아가며 숨을 거둔다. 신약성경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현장에서 간음한 여인을 군중들이 끌고 나와 예수의 발 앞에 꾸러 앉게 하고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강조하는 예수를 시험하기 위해서이다. 군중들은 모세의 율법에 의거 돌로 쳐 죽여여 한다고 손에 돌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간음한 현장이었다면 남자도 함께 끌려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남자는 없다. 그냥 힘없는 여인만 무지막지한 남자들 손에 끌려 나온 것이다. 그러자 예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 중에 죄가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양심에 가책을 받고 돌을 다시 땅에 떨어뜨리며 하나 둘 씩 현장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 현장에는 예수 같은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그녀가 그럴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유익과 안위를 위해서 비인간적인 짓을 하면서 뻔뻔스럽게 그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한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나서 “알라는 위대하다” 외친다. 사랑과 진실이 없는 종교가 얼마나 허구이며 독이 되는 것인지 보게 된다. 이 영화가 표면적으로는 이슬람 형법에 근간한 비인도적 형벌을 고발하지만 사실 이 영화가 말하려는 전부는 아니다. 영화는 언제나 죄인일 수밖에 없는 여성 그리고 순수한 독재자로 존재하는 남성들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주변인이 되어버린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녀들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학대의 구조를 세상 밖으로 드러내는 시도를 한다. 또한 영화는 종교와 율법을 빙자한 잔인한 이데올로기가 깊이 내재된 기만적인 군중심리, 파시즘을 진중하게 고발한다. 이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다룬 르포 영화로도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자라는 이유 때문에 함부로 취급 받고 있으며 또 받아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죄성을 들여다본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데 달구고 있는 사건들은 가슴 아프게도 이러한 바탕위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유명 스포츠인이나 연예인들이 갑자기 터져 나온 학교 폭력 가해자로 고소당했다는 기사로 신문에 장식되고 결국 팀에서,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고발과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4월에 있는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는 두 시장들이 자신보다 연약한 사람을 상대로 폭력을 가하여 시장직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치르는 선거이다. 그런데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피해 여성을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하며 집단적으로 인신공격을 한다. 그야말로 영화 속 이야기가 대한민국 심장 수도인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반성하고, 고치고, 회복해야 하는 것은 약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다. 강한 자는 약한 자를 보호해야 한다. 이것이 공의이고 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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