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농사를 지은 한 농부의 새로운 도전으로 함양에서도 한라봉이 재배된다는 신박한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지곡면 남효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강석균(68세)씨. 함양, 거창에서 유일하게 한라봉을 재배하는 농가다. 지인으로부터 받은 귤나무가 강석균씨를 한라봉 재배까지 이끌었다. “20년 전 귤 나무 한 그루를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어요. 어디 둘 곳도 없어 온실에 심었는데 귤이 열리더라구요. 신기하기도 하고 취미삼아 관심을 갖게 됐죠” 강씨는 ‘귤이 되면 한라봉도 되겠지’ 싶어서 10여년 전 제주도에서 귤 묘목 15, 한라봉 묘목 5개를 사서 심었다. 그리고 그는 탱자나무에 접목하는 기술을 익히 알고 있어 시도해 봤다. 접목으로 묘목을 재배하는 건 매우 예민하고 신경 쓸 부분도 많아서 힘든 작업이다. 그렇게 공을 들여 강석균씨의 하우스에는 지금 한라봉 540그루가 심어져 있다. 강석균씨는 18살 때부터 고향 지곡에서 농사를 지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선택의 여지없이 농부의 길을 걷게 됐다. 오이, 토마토, 수박, 고추, 배추 대부분 채소를 재배했다. 채소재배는 많은 인력과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에 나이가 드는 그에게 농사가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천리향은 지금 내 나이에 아내와 둘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선택했죠” 현재 천리향을 재배하는 면적이면 4명의 인력이 투입돼야 하지만 이들 부부로도 충분히 천리향 재배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20여년을 꾸준히 준비하여 본격적으로 한라봉을 재배한 것은 5년 전. 하지만 그 때는 나무를 더 키우기 위해 열매를 모두 솎아냈다. 한라봉을 수확해서 판매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천리향은 따뜻한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할 수 있죠. 기온도 중요하지만 일조량이 중요해요. 제주도는 오히려 흐린 날이 많아서 일조량이 적어요. 여기는 맑은 날이 많고 일교차가 심해서 당도가 더 높아요” 강석균씨의 천리향은 대부분 현장판매로 소진된다. 고객들은 대부분 농가로 직접 사러 온다. 일부만 택배발송 한다. 요즘처럼 흔한 SNS 홍보도, 밴드활동도 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건 못해요. 먹어본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줘서 알아서 찾아오세요” 그는 공판장에 물건을 내지 않는다. 서울 가는 물류비, 경매수수료, 작업료 등을 뺀 가격만큼 소비자들에게 싸게 파니 현장에서 전량 소진이다. “채소재배 할 때는 토마토로 무농약 인정을 받기도 했어요. 천리향 재배도 그렇게 하다보니 상품성이 조금 떨어지는 게 있어서 공판장엔 내지 않아요. 여기서는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면 이해하고 사 가시죠, 서로서로 이득이에요” 함양에서 천리향을 재배하는 유일한 농사꾼 강석균씨. 알려주는 이도 없고 배우러 갈 곳도 없어서 그는 독학으로 한라봉 재배에 성공했다. 토마토나 수박 등 채소를 재배하며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응용하고 도전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는 “아직 멀었어요”라며 지금도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50년 농사경력이면 베테랑일텐데 그는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젊은 시절에 농사지을 때도 새로운 걸 시도하고 도전해보는 걸 좋아했어요.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동남아시아로 가서 천상의 맛이라는 두리안 키우는 걸 배워오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참말로요. 과일 중에 최고니까” 한라봉은 12월15일부터 지금까지 생산, 2월 중순이면 모두 끝난다. 설을 앞두고 입소문을 타고 농가로 찾아온 손님. 지난번 사갔던 손님이 맛있었다며 또 사러 오셨단다. 손님을 안내하는 강석균씨 “박스 한번 열어보고 맘에 드는 거 가져 가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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