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생활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 되었다. 청정지역이라고 자부하는 시골 마을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꺼번에 확진자가 나오기도 한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내려는 정부의 노력과 국민들의 협조는 눈물겨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서 전파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염된 물건을 접촉하면서 전파되기도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서는 마치 독서실에서나 봄직한 투명 가림막이 등장했다. 교회에서도 강단에 투명막을 설치해서 설교자가 투명막 저 너머에 있는 교인들에게 설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활 거리두기는 마음까지 멀어지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작은 산골마을 경로당이 쇠사슬로 굳게 채워지고, 몇 안 되는 시골 교회 예배에도 공무원들의 내방이 이어지면서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교인들은 피사체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모든 불편을 감수하면서 코로나 퇴치에 힘을 모으고 있다. 오래 전 외환위기 때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를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모든 국민들이 ‘마음 모으기’에 적극 동참하는 모양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 상황에서 유독 우리 대한민국만 가장 모범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앞선 IT 기술이 전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 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것은 공동체 정신이 강한 우리 민족의 고유 정서 때문일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두레’ 방식이나 뛰어난 준법정신으로 공동체를 지켜 낸 ‘향약’ 등은 백성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지켜온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윤리 의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코로나 사태는 특정 집단을 통해서 대규모로 확산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적인 무분별한 활동이 감염확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감염 우려에 대한 경각심이 서서히 퇴조하는 것은 오랜 긴장 탓에 피로감이 쌓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아직까지도 해묵은 색깔론이나 음모론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 개탄스러운 일이다. SNS 단체 대화방에는 어김없이 뜬금없는 가짜뉴스를 퍼 나르면서 진위도 가려지지 않은 게시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목적이야 뻔하다. 정부를 공격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들을 혼란케 하는 게시물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 하나는 동성애차별금지법이다. 필자 역시 목회자로서 동성애차별금지법에 포함된 몇몇 독소 조항에 반대한다.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장려할 소지가 있는 법 제정에 대해서도 결코 반대한다. 이 법은 누구나 평등하게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기본 법정신을 살리면 된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권을 핑계로 지나치게 편향된 부분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두 번째로 단체 대화방에 자주 등장하는 게시물은 학생인권조례에 관한 내용이다. 기성세대 입장으로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 교사들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것이 기본 내용인 학생인권조례는 획일적인 교육에 익숙한 우리 기성세대로서는 심각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교사의 체벌 금지라든지 학생의 임신과 출산,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 정치적 사상의 표현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두발이나 복장은 물론 자율학습과 방과 후 학습에 대해서도 학생의 자율에 맡긴다는 내용을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입장이다. 학생인권조례가 통과하면 나타나게 될 부작용에 대해선 아무 언급이 없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예수님께 나오는 것을 반대하며 막았던 사람들처럼 무조건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고 나설 일도 아니라고 본다. 학생들의 성숙한 판단력과 적응기간을 고려해서 사회적인 합의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교육은 지극히 획일적이고 억압적인 교육 방식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교육의 내용에서도 다양성이나 창의성이 배제된 교육이었다. 이젠 교육도 변해야 한다. 교육 현장과 사회적인 분위기의 변화를 수용 못하는 우리의 자세에도 분명 문제가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단체 대화방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바로 코로나19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음모론이 등장한다. 필자는 코로나 확산이 멈추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퍼트리는 음모론에 동조하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의 대한민국, 그 속에서 다양하게 표출되는 의견들을 수용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성숙한 국민들이 되어야 한다. 착하고 순진한 국민들은 정치꾼들의 놀음에 놀아나기 십상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꾼들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절대로 휘둘리지 말자! 경제는 카드론으로 망하고, 정치는 색깔론으로 망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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