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23장소나무 우거진 시냇가를 지팡이 짚고 외로이 가노라면 서는 곳마다 구름이 해진 누더기에서 일어나고 대나무 창 아래에 책을 베개 삼아 높이 누웠다 깨어보면 달빛은 담요에 와 스며드네.<원문原文>松澗邊(송간변)에 携杖獨行(휴장독행)하면 立處(입처)에 雲生破衲(운생파납)하고 竹窓下(죽창하)에 枕書高臥(침서고와)하면 覺時(각시)에 月侵寒氈(월침한전)이니라.<해의解義>소나무 우거진 시냇가를 지팡이를 끌고 홀로 이리저리 거닐 때 흰 구름이 마치 자신의 누더기 옷에서 생겨나는 것 같고(곧 몸이 구름 속에 있다는 말), 대나무로 얽은 창문 아래에 책을 베고 높이 누워서 잠이 들었다가 문득 깨어보면 달빛이 낡은 담요 위에 스며들고 있다. 달인(達人)의 담백하고 고원한 생활을 읊은 것이다.<주註>松澗(송간) : 소나무 우거진 시냇가. 携(휴) : 잡다, 휴대하다. 破衲(파납) : 해진 누더기옷. 납(衲)은 잡는 것. 寒氈(한전) : 낡은 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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