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읽은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은 세상의 많은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교훈으로 아직도 남아 있다. 큰 바위 얼굴이 바라보이는 마을에 어니스트는 언젠가 저 얼굴을 닮은 훌륭한 사람이 나타날 거라는 전설을 믿고, 그런 사람을 기다린다. 가끔 도회지에서 돈을 많이 번 누가 또는 권력이나 명성이 높은 이들이 나타나 그이라고 하여 달려가 보았으나 아니었다. 평생을 갈구하며 진실하고 겸손하게 자란 어니스트가 장년이 되었을 때 바로 그 얼굴이 된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가리켜 그라고 해도, 어니스트는 자기는 아니라며 다시 그분을 기다리러 간다. 2020년 4월 15일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을 뽑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 최종의석 수는 “더불어 민주당과 더불어 시민당인 여당이 180석, 미래 통합당과 미래 한국당은 103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 민주당 3석, 무소속 5석이다”라고 밝혔다. 여당의 압승이었다. 어떤 지도자가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지도자일까? 국민을 아끼고 자기가 작은 자임을 느끼는 어니스트처럼 겸손한 자가 바로 그일 것이다. 선거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제도이다. 대한민국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며 국민주권을 표방하고 있다. 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국민은 선거를 통해 정치에 직접 참여 할 수 있다. 오늘 날 선거제도는 보통, 직접, 평등, 비밀선거로 자유선거를 표방하고 있다. 맹자는 “천하를 얻는 방법이 있으니, 그곳 백성을 얻으면 천하를 얻게 되는데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그 백성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민심을 얻지 못하고서는 그 어떤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하더라도 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뜻이다. 돗자리 짜던 유비가 촉나라를 세우고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항상 백성을 귀하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유비는 조조에게 매번 전쟁에서 패해 도망하는 길에도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는 법”이라며 백성을 먼저 챙겼고, 그런 유비 곁으로 백성들은 점점 더 모여들었다. 맹자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또 하나의 교훈인 셈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관은 백성들이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때론 고의로 악의적인 여론도 만들어지기에 자신에게만 유리한 여론이 아니라 공명정대한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민관의 열린 귀가 이렇게 주요할진데, 하물며 국회의원에게는 제대로 된 민심의 청취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민초들은 ‘나 홀로’지도자는 원치 않는다. 매일 백성과 함께 고뇌하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유비의 모습처럼 전쟁에서 패배해 나눠줄 것이 없더라도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의 고전 [예기]라는 책을 보면 공자가 태산 옆을 지나갈 때 한 여인이 무덤에서 통곡을 하고 있었다. 공자가 그 연유를 묻자 여인은 대답했다. 우리는 이 산골에서 살고 있는 사람인데 처음에는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고, 다음에는 내 남편이 그랬고, 오늘은 내 아들이 호환을 당했다고 했다. 이 어찌 통곡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공자가 그렇다면 왜 진작 다른 곳으로 이사 가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그 여인은 “비록 호랑이 때문에 무서운 곳이기는 하나 가혹한 정치가 없는 곳이기에 주저앉았다”고 했다. 공자는 돌아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일렀다. 약자가 살 수 없는 사회는 마침내 강자도 멸망할 수 밖 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행복한 삶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약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총선이 끝났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2년 뒤 대선이 있고 4년 뒤에는 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한국경제를 살리고 민심을 하늘처럼 생각하고 국민이 부여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직을 잘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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