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곶감을 냉동 창고에 넣어두고 잊어 버렸다가 (니네들은 귀감이 아냐~) 재고 정리하면서 찾으니 안 보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도대체 어디 갔을까? 분명 여기 쌓아 두었는데... 못생겼다고 구박을 했더니... 내가 너무했나? 곶감이 이뻐 봐야 곶감이 못생겨봐야 거기서 거기지~ 미안하다 못난아~ 얼릉 나와~ 나 바빠~ 이제 냉동 창고 꺼야 돼~ 거 참 신기하네? 분명 여기 넣어두었는데 못난이는 안 보이고 미쓰 귀감만 보이네. 오늘은 미쓰 귀감이 된 못난이 곶감의 내력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지난해는 반시감이 작황이 좋지 않아 고종시 대봉보다 원료 감 가격이 대략 30% 비쌌습니다. 반시로 만든 곶감은 무유황으로 때깔 내기가 까다로운 품종이라 한동안 깎지 않다가 작년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곶감종합선물세트를 만든답시고 어렵게 30박스를 산지에서 실어왔습니다. 반시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깎지 않던 단성감도 이웃 농가에서 구해왔습니다. 단성감도 반시처럼 수분이 많은 감이라 무유황으로 때깔 내기가 쉽지 않은 품종인데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다가 종합 선물세트를 만든답시고 욕심을 내어 구해왔습니다. 내친 김에 옛날 명성이 자자했던 함양 지곡의 두리감도 생산 농가를 수소문하여 업어왔습니다. 물론 내가 깎는 감의 대부분은 고종시와 대봉감이고 추가로 깎은 반시, 단성시, 두리감은 구색을 갖추기 위한 것들이었답니다. 그런데 의욕적으로 깎았던 반시와 단성시 두리감이 유감스럽게도 건조과정에서 때깔이 어두워졌습니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은 것입니다. 재작년에는 겨울 날씨가 곶감 말리기에 더 없이 좋았는데 작년엔 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했네요. 그래서 때깔이 어두워진 반시, 단성감 그리고 두리감을 일단 냉동창고에 저장하였습니다. 맛을 내는 것도 좋지만 곶감은 때깔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무유황 곶감이라도 때깔이 어두우면 일단 상품 가치가 떨어져서 선물상자에 담지 못합니다. 어차피 구색으로 한 것이라 봉다리에 담아 못난이곶감으로 저렴하게 팔 요량으로 냉동 창고에 넣어두고 잊어버렸습니다. 올해는 설이 여느 해보다 빨라 주력품종인 고종시와 대봉 선물용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했거든요. 반단이(반시, 단성시, 두리감)는 실패했지만 다행히 고종시와 대봉곶감은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져 설 선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판매도 순조로웠습니다. 그리고 대목 지나고 여유가 생겨 그동안 잊고 있던 못난이 반단이를 찾아보니 살짝 헷갈립니다. 분명 거무튀튀한 못난이들이었는데 두어 달 냉동 창고에서 후숙이 되며 분이 살짝 나니 이것들이 정말 그 못난이였나 싶을 정도네요. 이 못난이 3종 반단이는 원료 감부터 크고 좋은 것들이었는데 분이 나니 까무잡잡한 얼굴에 하얀 분칠한 건강미 넘치는 미쓰 귀감이 되어있습니다. 작황이 좋지 않으면 과일 열매는 크게 마련이라 반시감이 대부분 대과였고 단성시도 대봉만큼 큰 것들이 많았답니다. 어쨌든 대목은 이미 지났고 기온이 매일 올라가고 있으니 반단이는 선물상자에 포장하지 못하고 봉다리에 담아 못난이곶감으로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냉동 창고에서 두어 달 숙성이 되어 말랑하고 쫄깃하고 달고 맛납니다. 뒤끝도 깔끔해서 손이 자꾸 가네요. 올해 선물 상품으로 반응이 좋았던 대봉 반건시와 비교되는 깔끔한 맛입니다. 이름은 못난이지만 맛은 이쁜입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