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에는 따뜻한 사랑의 말로 감동을 주고받는 일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며 이런 것이 참된 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 전 혜은이 가수의 “당신은 모르실 거야” 라는 노래가사를 음미했다. “두 눈에 넘쳐흐르는 뜨거운 나의 눈물로 당신의 아픈 마음을 깨끗이 씻겨 드릴께” 얼마나 복음적이고 아름다운 가사인지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렇다 아버지의 마음이란 자녀를 향한 뜨거운 눈물로 그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씻겨주고자 하는 마음이다. 나를 향한 뜨거운 사랑의 눈물을 갖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자녀라면 얼마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평안을 누리며 살게 될까, 부모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뜻과 생각과 비전 등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녀는 높은 자존감을 갖으며 행복할까 생각해 본다. 좋은 아버지란 이렇게 자녀가 높은 자존감을 갖고 자유한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어주고 공급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어찌 아이들뿐이랴! 모든 성인들도 그런 마음의 소원을 갖고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더욱이 권위 질서가 있는 공동체에서 말 잘못하면 낙인이 찍혀 나쁜 사람이 될 것이 두려워 가슴앓이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은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설 곳이 없게 만들었다. 한 예로 ‘여자가 시집가면 장님 3년,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을 살아야 한다’는 속담은 여성들이 얼마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살았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역전이 되어 남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싶지만 말이다. 북한을 생지옥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냥 입다물고 살아간다. 말 잘못하면 바로 수용소로 끌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교사상으로 인한 우리 사회와 동남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이 정도는 아지만, 이에 못지않을 만큼 높은 사람들 앞에서는 말조심해야 한다는 강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사회와 공동체가 건강한지 아닌지의 구분은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지 없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최근 청소년과 젊은이에게서 유행하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바로 ‘펭수’이다.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秀)’ 이름을 가진 펭귄 인형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펭수는 EBS 어린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물 캐릭터다. 방탄소년단을 능가하는 우주 대스타가 되겠다며 지구 반대편 남극에서 한국까지 혼자 헤엄쳐온 펭귄 인형이다. 키 210㎝, 몸무게 103㎏ 거구에, 나이는 열 살, 방송사 소품실에서 기거하는 EBS 연습생으로 극중 설정됐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제작했는데 정작 어린이들보다 ‘어른이(어린이 감성을 가진 어른)들한테 더 인기다. 더욱이 ’당돌한 펭귄‘으로 외신에까지 소개됐다. 펭수의 ’자이언트 펭TV‘ 채널은 유튜브에 개설된 지 1년도 안 돼 구독자가 157만명, 영상 누적 조회 수가 1억2000만회도 넘는 그야말로 과속질주를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고 그렇게 빨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펭수는 높은 자존감, 당돌한 어법이 20~30대 취업 준비생과 젊은 직장인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디션 보면서 심사위원들한테 “여기서 빨리 결정해주세요. 그래야 저도 결과 보고 (EBS 떨어지면) KBS 가든, MBC 가든 할 것 아니냐”고 대놓고 말한다. 뒤뚱거리는 몸집으로 “펭수도 달리기는 조금 느립니다. 그래도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잘하는 게 분명히 있을 겁니다” “자신감은 자신에게 있어요. 그걸 아직 발견 못하신 거예요”라고 고달픈 청춘을 위로한다. 눈치 안 보고 날리는 돌직구도 사이다처럼 시원하다.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저는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펭-러뷰!” 펭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 자신감 잃고 주눅 든 젊은이가 많다는 의미다. 펭수처럼 당당하고 할 말을 다 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나야만 희망이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은 돈이 아니다. 오직 뜨거운 사랑의 마음으로 상대방이 말할 때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과 함께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마음을 읽고 뜨거운 사랑의 눈물을 흘리는 것, 이것이 참된 아버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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