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철이 되었네요. 곶감 농가마다 바쁜 일손을 움직이는 곶감철. 저희집엔 해마다 이맘때면 제일 바쁜 철이 아닌가 싶네요. 함양의 유명한 고종시, 찰지고 맛난 고종시 특유의 육질. 고종임금님께 진상한 대서 유례되었다는 고종시를 올해는 감말랭이를 많이 만들고 곶감은 감말랭이의 양에 비해 반 정도 만들기로 했답니다. 감말랭이는 일단 말리기만 하면 뒷손질이 작은 게 장점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단점으로는 곶감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저희 집에서는 도회지 사람들이 큰 걸 좋아하는 기호에 맞춰 대봉시를 깎기도 한답니다. 대봉시는 특과이면서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거든요.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계속되는 반복된 일과 탓에 힘든 점이 많네요. 감말랭이를 말리는 일도 수시로 경과를 지켜보면서 상품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니 나름 기술이 필요한 듯 싶어요. 농사를 단순하게 생각하던 시대는 이제 멀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기계농업에 기술이 겸비되지 않으면 농업도 살아나기 힘들고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된답니다. 다양한 상품과 판매, 판촉 등 1차 생산에서 6차 산업까지 겸비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농업의 현실. 외국 농산물이 범람하는 세태 속에 농업에 대한 걱정과 한숨이 많고 가격은 안정적이지 못해서 농민분들의 한숨 소리가 해마다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한편 더 노력하여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여 어쩌면 평생 직업이 될게 뻔한 농민으로서 버티고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가 없겠어요. 남편 이야기로는 과거 어렵고 힘든 시절 국가에서 농업 발전 정책보다는 산업 정책을 펼치다보니 오늘날 농업이 도태 위기에 처해졌다고 하더군요. 이미 젊은 사람은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시스템이 되었고 연세 많으신 분들만 농촌을 지키다보니 갈수록 발전이 되지 못했다는 농업의 현실. 함양 산골에 시집와서 농업을 천직으로 삼은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농업에 매진하는 것뿐인데 주변 시스템은 농업에 대한 회의적인 걱정이 많으니 저희도 사실 걱정이 많답니다. 먹고 살아야 하고 아이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미래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니 살맛나는 농촌 희망이 넘치는 농촌. 정치하는 분들은 선거 때는 이런 말씀들을 무척 잘하시던데 농민이 많은 함양에서는 진정 농민이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농촌이 꿈같은 일일까요? 남편은 가끔 지역 현안과 발전에 대해 집에서 애기할 때가 있는데 귀동냥으로 너무 많이 듣다보니 저에게도 전염이 된 탓인지 이제 주변과 지역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마을일도 그렇고, 행정에서 하는 일도 그렇고, 나름 경험과 다른 듣고 보다보면 어떤 정책을 펼칠 때보면 지역 주민의 의사는 절차대로 반영되지 않고 행정 편의로 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야 시간도 절약되고 편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지역 주민의 의사가 진정성 있게 반영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을 때가 많답니다. 자칫 편한대로 가다보면 거꾸로 가는 경우가 있지 싶어서요. 거꾸로 가면 간만큼 돌아와야 하는 거잖아요. 작은 곶감 하나 깎는 일도 절차가 오류가 나면 돌아오는 과정이 그만큼 힘들더라고요. 많은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 각자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어우러져 풀어야할 숙제들은 민주적이고 절차가 있는 사회 시스템이 정착되면 좋겠네요. 추운날 고생하시는 곶감 농가분들 힘내시고 올해는 더욱 많은 돈 버시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양파 농가를 비롯한 다른 품종의 농민분들도 힘내시길 빌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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