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장복사꽃과 오얏꽃이 비록 아름다우나 어찌 저 푸른 송백(松柏)의 굳은 절개와 같을 수 있으랴. 배와 살구가 비록 달다 하나 어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와 같을 수 있으랴. 진실로 알겠도다. 고우면서 일찍 시드는 것은 맑으면서 오래 가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일찍이 뛰어난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을! <원문原文> 桃李雖艶(도리수염)이나 何如松蒼栢翠之堅貞(하여송창백취지견정)이며 梨杏雖甘(이행수감)이나 何如橙黃橘綠之馨冽(하여등황귤록지형렬)이리오. 信乎(신호)라 濃夭(농요)는 不及淡久(불급담구)하며 早秀(조수)는 不如晩成也(불여만성야)로다. <해의解義> 복숭아꽃 살구꽃은 봄기운이 약간 돌기가 무섭게 어지러이 피어나 현란하게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만 그 봄이 채 가기도 전에 모두 떨어져 버린다. 그러나 소나무와 잣나무는 아무런 화려함도 아름다움도 없지만 눈서리 휘몰아치는 엄동설한에도 조금도 그 청정한 빛을 잃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름답지만 일찍 죽는 것보다 담백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것이 나은 본보기이다. 배와 살구는 한여름에 풍성히 익어 맛을 볼 수 있고 그 맛 또한 달디달지만 유자와 귤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초겨울에야 비로소 맑고 그윽한 향기를 풍긴다. 이것이 바로 일찍 뛰어난 것보다 늦게 이루어 지는 것이 나은 예이다. 이를 인간사에 비껴보면 송백등귤(松栢橙橘)은 군자에 도리이행(挑李梨杏)은 소인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주註> 艶(염) : 오열함. 松蒼栢翠(송창백취) : 소나무가 푸르고 잣나무가 푸른 것. 馨冽(형렬) : 향기가 맑은 것. 乎(호) : 감탄의 어조사. 夭(요) : 요절(夭折), 일찍 죽음. 淡(담) : 담백한 것. 秀(수) : 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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