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시점에 달력을 봅니다. 양력이 표기 되어 있는 아래에 음력이 표기되어 있고, 중요 절기는 또 별도 표기가 되어 있는 한국의 달력. 저희집은 교육이나 행사와 일정 등을 메모할 때 주로 달력에 표기를 많이 하는데 10월의 달력에는 메모가 가득하네요. 아이들 학교 일정부터 농사와 농산물 판매와 관련된 일정. 그리고 남편의 사회 활동 관련 일정들이 주로 많네요. 남들은 바쁘게 사는 게 열심히 사는 것이니 좋은 거라고들 하는데 잠시의 여유 정도는 누리고 사는 게 행복 지수가 높아지는 것 일텐데 그게 참 쉽지 않은가 봐요. 남편은 뭐가 그리 급한지 마치 일을 만들어서 하듯이 하니... 지금은 고생이 되지만 나중에 조금 더 여유롭게 살려면 할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편. 한편 생각하면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농사일이 정말 끝이 없는 일로 느껴질 때가 많답니다. 정해진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도 없는 쉼없는 일... 일... 그리고 일. 정말 힘들었던 밤 수확이 끝나고 조금은 여유가 있으려나 했는데 매일같이 이어지는 밤 세척과 벌레 선별 포장에, 이제는 곶감 작업 준비와 시설과 도구 청소에. 곶감 작업은 날씨가 더욱 추울 때 하게 되어 새벽과 늦은 저녁에는 지리산 냉기가 고스란히 온몸을 얼게 하니 직장 다니면서 월급 꼬박 꼬박 받는 분들이 부러워지네요. 평생을 농사를 업으로 삼고 살아가시는 시골의 어르신들. 예전에는 지금은 비교도 할수 없을만큼 더 힘들었다고 하시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농업을 업으로 살고 있는 수많은 분들에게 이제는 국가에서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인 농민의 삶에도 여유와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갈수록 힘들어지는 농촌 현실. 양파와 마늘 농사가 망했다고 할 정도로 헐값에 팔려 나가고 밤 농사는 포기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각종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며 농민들이 시름하고 있는데도 어떤 대책이 보이지 않으니. 옛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달력. 10월의 끝자락에 달력을 보니 느낌이 참 많답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서리가 내리면 날씨가 추워지고 몸이 움츠려지는 느낌이 드네요. 지방자치의 날도 있네요. 지방에서 자치적으로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도록 한 날이 아닌가 짐작해보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정부에서 군수를 임명해서 내려보내거나 군의원 제도가 없을 때는 지역 주민의 권익은 누가 대변했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어떤 제도든 장점과 단점은 있겠지만 지방 자치 제도가 생긴 건 그러할 만한 이유가 있었기에 생겼을 것이라고 짐작해봅니다. 운용하는 주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테지만요. 세월은 변하고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해가고 있지만 달력을 보면 옛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느껴진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한 모습과 공동체 의식이 무너지는 모습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더불어 잘사는 사회, 인정 넘치는 세상,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위해 저희 마을에서는 지금 그러한 마을 조성을 위해 남편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시더라고요. 저의 고향 네팔에서는 한국의 옛날 인심과 정서가 많은데 그래서 고향이 그립고 가고 싶고, 남편도 그런 순박함이 좋아서 네팔에 가고 싶고, 쉬다 오고 싶은 마음이 많다고 하더라고요.서리가 내리고 추워지면 나이 드신 분들의 건강이 걱정이네요. 모든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네팔댁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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