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산이 더욱 짙어가는 6월입니다. 산으로 둘러 쌓인 마을 풍경이 초록으로 더욱 정겹고, 싱그럽게 느껴지네요. 때 이른 더위로 한낮이면 여름이 벌써 온 건가 싶을 정도이지만 저녁이 되면 제법 쌀쌀한 날씨네요. 한여름 밤엔 마을 앞 다리 위에서 강바람에 더위를 식히곤 했었는데 올해도 여름은 어김없이 찾아오겠지요? 더운 여름은 싫지만 여름에 즐길수 있는 강에서 물놀이하는 일들과 다리 위에서 더위를 식히는 저녁 시간은 기다려지네요. 예전엔 저녁을 먹고 설거지 하면 하루 일과가 끝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또 다른 일거리가 생겼네요. 올해 초등 2학년인 아들의 숙제를 돕는 일인데 만만치가 않군요. 1학년때만 해도 아이 혼자서 잘 하였는데 2학년이 되고 나니 숙제가 어려운지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고요. 근데 막상 숙제를 돕다보니 이게 여간 어려운게 아니네요. 한참을 고민해야 겨우 풀수 있는 문제부터 아무리 고민해봐도 풀기 어려운 문제까지. 그동안 아이 혼자서 나름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 왔다는게 대견스럽네요. 정말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가 있어서 남편에게 아이 숙제를 처음으로 도움을 요청해봤는데 평소 아이 숙제에는 관심도 없어 보이던 남편이 한참동안 아이에게 정성을 다해 알려 주는 모습을 보며 조금 안도가 되더군요. 아이가 문제를 풀지 못할 때 부모 모두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면 과연 아이에겐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보니 부모도 같이 공부를 해야겠구나 싶더라고요. 학교에서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수업시간에 열심히 집중을 하는지, 그동안 학교에 보내는것으로만 아이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 곰곰 반성의 생각을 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좀 더 아이에게 부모로서의 도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탓인지 아이들 수준도 급속도로 달라지는 듯 싶네요. 그래서 더욱 걱정이 많답니다. 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에서 1주일에 한번씩 방문 선생님이 아이 지도를 해 주시고는 있지만 공부 습관이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또래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해 줄 수 있는지 저의 또 다른 숙제인것 같아요. 바쁜 농사일로 아이들에게 빈집을 지키게 하거나 심지어 식사 때를 지나서 밥을 챙겨 먹이는 등 소홀하였던 적이 많았는데 그런 일들의 해결도 숙제가 될 것 같네요. 평소 아이패드를 가지고 게임과 동영상 시청 등 놀이에 많은 시간 집중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도 그냥 놔 두었었는데 그런 문제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해 봐야 할 듯 싶어요. 남편은 그 속에서도 배울게 많다고 아이들 편을 많이 들어주고는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수준을 따라가려면 아이와 부모 모두 같은 심정으로 숙제를 풀어야 할 듯 싶어 걱정이랍니다. 아이들이 말재주도 좋고, 인사성이 좋아 동내 어르신들의 똘망하다는 칭찬은 듣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동안의 어리기만 했던 아이들이 쑥쑥 성장하는데 부모도 함께 발맞추고 노력해야할 듯 싶어 마음속의 숙제는 아이만큼이나 부담이 되네요. 당연하다는 듯 매일같이 숙제를 풀고 학교 공부에 전념하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더욱 부모답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부모의 숙제. 또다른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한 것처럼 저도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숙제를 잘 풀수 있을지 찾아보고 노력 해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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