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컴퓨터’라는 기계가 등장하는 새로운 디지털문명의 창시자인 독일의 라이프니치가 만든 이진법의 원리도 주역에서 비롯되었음을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으며, 이러한 무한의 정보공유를 가능하게 한 인터넷의 발전 자체가 현세대와 과거세대를 구분하는 큰 전환점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서양문명의 근간이자 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타고라스도 중국까지 건너가서 동양의 하도낙서의 원리에서 수학의 근간을 배웠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으며, 천재 우주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도 “양자역학이 지금까지 해놓은 것은 동양철학의 기본개념인 태극, 음양, 팔괘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였다. 드디어 서양에서도 양자물리학의 연구로 인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양자물리학의 연구와 동양의 가르침이라는 서로 다른 세계관이 너무나 유기적으로 일치되는 내용들이 많은 가운데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과 ‘물리학의 도’, 켄 윌버의 ‘현대물리학과 신비주의’와 ‘켄 윌버의 통합 비전’, 마이클 텔보트의 ‘홀로그램 우주’, 이차크 벤토프의 ‘우주심과 정신물리학’, 스타니슬라프 그로프의 ‘고대의 지혜와 현대과학의 융합’ 등과 같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 게 지금 서양의 현실이다. 이러한 책들은 양자물리 현상이나 새로운 우주관 등을 설명하면서 동양의 가르침들을 인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는 현재의 이론이 양자물리학에서 마주치는 모든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몇 천 년 동안 발전해 이어온 동양의 학문이 불과 몇 백 년의 나이를 가진 서양의 학문에 밀려 미신으로까지 치부되어 왔다가 드디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필자도 이쪽 동양학 공부를 하다보면 동양학 중에서 상象과 수數로 표현된 분야나 서양의 물리학 속의 물상物象과 수학數學이 너무나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쉽게 표현하면 서양학자는 물리학자物理學者로 물(物, 물질, 입자)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자로 보고, 동양학자는 상리학자象理學者로 상(象, 에너지, 파동)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자로 본다면, 물物과 상象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공식에서 사용하는 수數가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동양과 서양의 학문의 모습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교과서의 제목인 ‘물상物象’의 정의처럼 자연계의 사물과 그 변화 현상을 단지 음物과 양象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어찌 보면 상대성원리를 주장한 아인슈타인부터 양자역학을 연구했던 과학자들은 기존의 형形 위주의 물질세계를 연구하던 방법에서 처음으로 형形 이면의 상象에 눈을 돌린 사람들이라고 본다. 과거 대부분의 과학자들이나 의사들을 보면 자신이 오랫동안 배워서 믿어왔던 학문체계의 안주에서 벗어난다는 게 거부적일 수밖에 없다. 과학자가 일반인보다 더 보수적이며 모험적이지 못한 현실과,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만 보는 의사는 결국 어느 한계에 부딪히는 게 당연하며, 이러한 사고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평생 쌓아왔던 지식에도 의문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다행히 이제는 현대의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자연재해의 증가, 자원 고갈, 새로운 질병의 증가, 인륜 파괴 등의 전 지구적인 문제들을 낳아온 서양의 형이하학적, 물질론적, 기계론적 이원론에 바탕을 둔 사고체계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동양의 형이상학적, 파동론적, 유기체적 일원론에 관심을 돌려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마치 음양오행의 원리처럼 양陽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대인 음陰이 시생始生한다는 음양 순환의 자연 철학과 같이 당연한 시대적 변화라고 본다. 결국 과거의 뛰어난 지식과 지혜가 현재와 미래의 문명에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문명은 항상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하고 문화도 시대마다 선택적이고 가변적이다.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늘 한결같은 것이다. 무질서하게 보이는 우주도 그 속에 반드시 일정한 질서(음양오행의 원리)가 있다는 것이 동양학의 근본원리이다. 20세기의 혁신적인 문명을 이끌어 온 기존의 물질중심적인 서구적 세계관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 양자물리학의 연구를 계기로 21세기는 정신 중심의 동양적 세계관으로 전환되면서, 필자는 천문天文과 지리地理, 인사人事에 관한 동양학문이 재조명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받아들이는 과학자나 의사, 철학자는 반드시 동양학자와도 통하게 되어 있다고 확신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