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운이 칠 할이고 노력이나 재주가 삼 할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일은 노력이나 재주보다 운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성공이 무조건 운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칫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지만, 분명한 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노력이나 재능과 함께 ‘운’이란 요소를 빼놓고 성공을 전부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 말은 실패 또한 노력이나 재능의 부족함이 아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운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실패도 성공의 거름이다.’는 말처럼 다음 성공을 위한 이유 있는 실패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다. 예전에 방송으로 카페베네를 포함해 프랜차이즈로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재능과 노하우로 다음 프랜차이즈를 런칭하거나 타 브랜드로 옮긴 다음에 이전과 다르게 사업이 완전히 몰락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또한 최근에 버닝썬 관련 사건으로 성공의 정점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밑바닥으로 떨어진 ‘승리’나 불법 동영상 촬영으로 결국 유치장에 수감된 채 조사를 받고 있는 ‘정준영’이라는 가수들을 보면 생각하게 하는바가 많다. 실제 오랫동안 필자가 상담을 하다 보면 상승하는 운이 긴 사람들도 있고 짧은 사람들도 있는데, 부러움을 살만큼 성공한 사람이지만 다음 대운부터 재물이나 명예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하강의 기운이 강하게 들어오는 경우에는 “더 이상 사업을 확장하지 말고 유지, 관리에 최선을 다하라.”, “다음 대운부터는 재물과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유유자적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 사례들도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토크콘서트에 나온 유명한 강사들 중에 일부를 “젊은 사람들 앞에서 ‘성공론’이란 화두로 성공팔이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한 글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공통적인 레퍼토리가 젊었을 때 가난했지만 자신의 분야에 미치도록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니 갑자기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스포츠카처럼 일사천리로 모든 게 알아서 풀리고 성공했다고 하지만, ‘갑자기 모든 게 알아서 풀리더라’에 대한 부분은 좀 더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그냥 건너뛰고 지나간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갑자기 지인이, 친구가, 친척이, 동료가, 기획사 사장 등 그 누군가가 나타나서 ‘어떤 제안’을 하고 그 이후론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는 내용에 할애하는 시간은 전체 강연시간의 1%도 안 되고, 노력 자랑, 열정 자랑, 명언 자랑, 사연 자랑 등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는 설명이다. 필자는 이러한 비판을 전부 옳다고 보지 않지만, 운이란 것을 제외하고 오직 노력과 재능으로만 성공을 설명하는데서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언급했던 ‘사이토 히토리’라는 일본 최고의 부자는 자기처럼 부자가 되고 싶으면, 그저 ‘운이 좋다, 운이 좋다.’라고 반복해서 말하면서 잠재의식에 각인시키는 것을 조언한다. 그래서 자신의 저서에서 운이 들어오는 입구를 넓히는 방법으로 웃음을 강조한다. 그 어떤 불황이나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웃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행운이 따라오고 부도 획득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들어오는 운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준비에는 크게 도움은 되겠지만, 일반 사람들이 정해진 운을 바꿀만한 강력한 내면적 각성과 그 각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자기 계발이나 성공을 위한 책을 읽은 전체 사람들 중에 실제 책을 통해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극소수이고, 사실 자신의 노력과 재능이 때마침 상승하는 운이 들어오는 타이밍에 성공으로 연결됐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그냥 일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즐겨서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즐겨서 일하는 사람은 미쳐서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라는 말에 “미쳐서 일하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을 당할 수 없다.”란 말을 추가해도 이상하지 않겠다. 중요한 건 노력은 어차피 성공의 필수적인 조건이니 각자의 분야에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다가올 운 또는 기회를 놓치지 않게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최선을 다해 꾸준히 걸어가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그러므로 사주명리학을 연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은 건 자신의 타고난 환경에 이유가 있음을 알고, 자신의 적성과 재능이 무엇인지를 찾고,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그 이상은 그저 하늘의 뜻에 맡기면 된다. 이전에 ‘죽음과 윤회’란 제목의 글에서 설명했듯이 삶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필자 또한 함양 지리산 자락에 오기 전에 엄청난 고뇌와 역경을 겪었는데, 그때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기 때문에 그 고뇌와 역경에 이유가 있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러한 고뇌와 역경을 왜 겪어야만 했던 이유와 내가 걸어가야 할 정명正命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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