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 햇살이 반갑다. 추운 겨울을 지나 맞이하는 봄은 생기가 넘친다. 땅에는 냉이와 쑥을 비롯한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에서는 꽃눈이 피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생동감이 넘친다. 지난 3월1일에는 함양읍내 도로와 초등학교 앞에 함양군민 수천명이 참여한 삼일절 100주년기념 행사가 열렸다. 북을 치고,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깃대가 나열 되고, 수많은 인파가 도로를 행진하는 3.1절 재연행사의 모습은 한국의 역사를 느끼게 해 주었다. 아홉 살, 다섯 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행렬 속을 동행하면서 한국의 가슴 벅찬 역사와 민심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수천개의 색색의 풍선이 하늘을 날아 오를 때는 두 아이가 너무나 좋아하였고, 많은 군민들도 나라를 가진 자긍심을 함께 느끼고 있는 분위기였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독립 운동을 하면서 고문을 당하거나,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다가 희생된 모습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그런 모습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뉴스에서도 자주 접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사회가 발달할수록, 개인주의가 많아지고 돈의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의로운 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동참하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수많은 전쟁과 독립 투쟁의 역사, 이웃을 돕고 봉사하는 모습, 촛불시위, 그리고 선거를 통한 자기 표현.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문구를 어디선가 본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선거는 참 많은 것 같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자치단체장선거, 도·군의원선거, 조합장 등의 선거, 직능 단체도 선거를 치루고, 동네 이장도 선거를 치루지 않는가. 남편도 함양농협 이사직에 있는데 그곳도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느낀 선거 문화와 주변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표현은 조금 아리송하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때문일까. ‘민주주의의 꽃이 되는 선거’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까? 남편은 내게 온전한 한국사람을 강조하며 온갖 지식 습득을 요구한다. 그 영향 탓인지 한국생활 10년차가 넘어가니 이제 사람들의 행동하는 모습들까지도 관심이 간다. 남편은 현재의 선거 문화는 유권자 탓도 많다고 말한다. 유권자의 투표 성향에 따라 선거에 나온 사람의 성향도 바뀐다는 것이다. 당선이 목적인 사람이 유권자의 성향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뽑을 때는 평소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일을 많이 하고, 앞으로도 그럴만한 전문적인 자질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막상 투표를 할 때는 지연, 학연, 혈연 등에 얽매이거나 개인의 이익(금품, 향응 포함)을 먼저 생각 하면서 뽑기 때문에 문제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3월13일은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치렀다. 동네 할머니들과 함께 아침 일찍 투표를 하였는데 할머니들은 어떤 기준으로 투표를 하였는지 사뭇 궁금하여 여쭤 보니 나름 자기 기준이 있고 다만 표현만 아끼시는 듯 느껴졌다. 국민 한사람마다의 주권이 부여된 나라. 참여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참정권이 보장된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살아있고, 정의로운 나라임에 분명한 듯 보인다. 올바른 선거문화의 정립은 결국 우리 모두의 몫이고, 나의 몫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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