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 가끔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이제 50대 중반에 들어선 필자가 요즈음 살아가면서 많이 느끼는 것은 ‘다양성’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버스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생김새도 다르고, 입고 있는 옷도 다르고 가지고 있는 핸드폰도 다 다르다. 고속도로에서 차창 밖으로 달리는 수없이 많은 차량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모두 다 개성이 있다. 같은 차종이라 할지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어디가 달라도 다 다르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곳이 또한 우리 사는 세상이다.
눈에 보이는 외적인 모습만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의 생각들도 참으로 다양하다. 같은 상황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고,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어떨 때는 깜작 깜짝 놀랄 때가 있다.
한 달 전에 10박 11일로 터키에 갔다 온 적이 있다. 30여 명 되는 일행이 함께 터키에 다녀왔는데 공항에서 일행들을 한번 둘러 보았다. 그런데 가져온 여행용 가방이 모두 다 달랐다. 공항에 대기 중인 많은 사람들을 둘러 보았는데 같은 여행용 가방을 가진 사람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터키 여행은 여러 가지 많은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들이었다. 인구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많지만 국토가 워낙 넓은지라 많은 시간을 차를 타고 다니면서 보냈다.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는 곳마다 그 나라의 국기를 많이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경일도 아닌 것 같은데 어디를 가든지 여러 곳에 터키의 국기가 걸려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도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였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졸업식이나 어떤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해서 국민의례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애국가도 거의 일절만 부르고 애국가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꼭 국기를 달고 애국가를 크게 부르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모습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우리 자신들을 평가해 보아야 한다. 정말로 우리나라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있는지 말이다. 우리는 여러 가지 사정이 좋지 않아서 먹고 사는 일에만 매달려서 정말로 소중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차를 빨리 몰고 가면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바깥 풍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일절이나 광복절 같은 행사들은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한 국가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 인간은 어리석어서 현재 눈에 보이는 것만을 생각하기가 쉽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고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이 어떻게 주어졌는지를 모르면 감사해야 할 것들을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불만 가운데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의 엄청난 고통과 희생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이만큼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수 많은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의 피땀으로 인해 주어진 것이고,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우리가 아름다운 금수강산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입고 싶은 것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민족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그것을 선명하게 바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감사하며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도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몇 해 전에 일제 강점기 시대에 관한 역사와 그들과 맞서 싸운 애국지사들의 이야기를 읽고 매장에 가서 태극기를 하나 샀다. 이번 삼일절에는 “우리 대한민국, 아-아 나의 조국” 그 태극기를 꼭 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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