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을 맞이했다. 차갑고 추운 겨울에서 햇살이 더욱 빛나고 생명이 움트는 계절, 봄을 향해 가는 길목이라 허전함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다른 달보다 이삼일이 짧기 때문에 어영부영하면 그냥 지나가버리기 쉬운 달이기도 하다. 짧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2월! 이번 달에는 어떤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날지 생각하다가 2월의 짧음에서 힌트를 얻어 ‘장황하게 말하지 말라’라는 주제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말하기에서는 짧은 게 좋다. 다시 말해서 장황하게 말하지 않을수록 좋은 것이다. 장황하다는 것은 ‘매우 길고 번거롭다’이다. 너무 늘어지면 길고 설명이 구구절절 끝도 없다. 굳이 이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의미가 충분하게 전달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 장황하다는 뜻이라고 사전은 부연설명하고 있다.
장황하게 말하지 않고 청중에게 탁 꽂히는 말하기를 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유의하기 바란다. 첫째, 가지치기를 하라 - 스피치는 가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보다 쳐내기가 더 어렵다. 아무리 많은 자료를 찾아도 주제와 동떨어진 내용이라면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주제에 맞지 않는 내용은 청중을 산만하게 하여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 주제에 맞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잘 손질해서 간단명료하게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원사가 가을이 끝나갈 때 가지치기를 하면 이듬해 많은 잎과 열매를 볼 수 있듯이 말하기에서 가지치기 하나만 잘해도 핵심을 심어 주어 청중이 내 스피치를 잘 흡수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둘째, 긴 문장은 쪼개고 핵심은 먼저 말하라 - 누군가 “나는 어제 아침을 먹고 집안청소를 하고 버스를 타고 서점에 가서 책을 한 권 샀어.”라고 말한다면 “이거 뭐야?” 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럴 때 “나는 아침을 먹고 집안청소를 했어. 그리고 버스를 타고 서점에 갔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서 한 권 샀어”라고 쪼개어 말한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책을 샀다는 사실인데 이것을 맨 앞에 두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반복해 보자. “나는 어제 책 한 권을 샀어. 아침을 먹고 집안청소를 했지. 그리고 버스를 타고 서점에 갔어. 마음에 드는 책을 산거야” 훨씬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가.
셋째, 듣기 쉽게 말하라 - 예를 들어서 “~하였습니다”를 “~ 했습니다”로, “김현아입니다”를 “김현압니다” 등 구어체로 말하는 것이다. 또 전문용어나 한자는 가능한 한 풀어서 청중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것이 좋다. 중학생에게 말한다고 생각하고 친숙한 단어를 사용하여 말하면 훨씬 쉽게 스피커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
스피치는 무조건 길게 늘인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무조건 많은 자료를 들이민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장황해지면 전체적으로 늘어나서 무료해지고 알아듣기 어렵다. 심지어 말하는 사람도 무슨 말을 했는지 헷갈리고 듣는 사람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가 있다. 그러므로 짧게 말해도 핵심이 잘 전달된다면 굳이 길게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이자 가장 많이 인용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총272개의 단어로 구성된 2분짜리의 짧은 연설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영감을 준 스티브잡스의 연설문이나 프레젠테이션도 어려운 문장구조나 어려운 단어로 구성되어 있지 않았다. 짧은 2월, 짧은 스피치! 스피치는 장황하지 않아야 핵심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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