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며칠 남지 않았고 하루 사이로 설이다. 아직 한 겨울 같은데 봄이란다.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 주려고 봄이 일찍 온 것 같다. 설이 가까이 다가 왔는데도 경기 침체 탓인지 시장의 설 분위기가 영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올해 직장인들과 구직자들이 선택한 희망 사자성어가 마고소양(麻姑搔痒)이다. 전설 속 마고할미가 긴 손톱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 준다는 말로 바라는 소망을 이루어 준다는 뜻이다. 소원 성취와 같은듯한데 힘센 사람의 힘을 빌려서라도 소망을 이루고 싶다는 간절함과 가려움을 즉시 긁어야 하므로 시급함이 담겨있음이 다른 것 같다. 마고할미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야할 곳이 일자리 인 것 같다. 갑작스럽게 많이 올라간 최저임금 때문에 임시 일자리인 알바 근무시간도 줄어들어 주15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를 시키면 주휴수당 등 업주의 부담액이 늘어남으로 자영업자들도 살아남기 위해 단시간제의 선택은 고육책인 것 같다.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떤 정책도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제일 좋은 옷은 몸에 맞는 옷이다. 맞지 않을 때는 고치거나 갈아입어야 하듯이 정책이 경제시장에 맞지 않을 때는 수정한 대책을 만들어 시행해야 함에도 마고할미가 연로하여 귀가 먹었는지 깊은 잠에 빠져 있는지 남의 다리를 긁듯이 딴 곳을 긁고 있는지 마고할미가 빨리 깨어나야 할 것 같다.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농촌지역인 우리고장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가 걱정스럽다. 좋은 일자리 만드는 일이 복지정책이고 인구 감소를 막는 최상의 대책일 것이다. 농촌이 인구 감소로 쇠락해 가는 것도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삶의 둥지를 틀지 않고 떠나는 고장의 미래는 없다. 퇴직자들의 귀촌으로 인구를 유지하는 대책은 임시방편은 되겠지만 항구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좋은 일자리 만드는 일이 어떤 정책보다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군의 해묵은 가려움증은 몇 년째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청렴도이다. 청렴도 평가에서 낮은 평점을 받는 이유가 금품수수나 이권개입, 향응 등 부조리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민원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을 대하는 공무원의 자세가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격화소양(隔靴搔癢) 같이 겉만 긁어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공무원이 마고할미처럼 민원인의 가려운 곳을 찾아 시원하게 긁어 주겠다는 자세로 업무를 처리하고 공정성을 지켜 나간다면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질 것이고 민원 처리 결과에 대해서도 할머니의 마음으로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친절도 청렴도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고장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군민과 공무원 모두의 공동 목표이고 의무이므로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다. 청렴기획단을 운영하는 등 감시 기능도 필요하겠지만 군민과 공무원 개개인이 깨끗하게 살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부를 가져다준다는 돼지해 중에서도 최상급인 황금돼지해라고 하니 경기가 좋아져서 가계 수입이 늘어 가정주부들이 마음 졸이지 않고 장바구니에 사고 싶은 물건을 가득 담을 수 있는 여유도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리산 천왕할머니가 마고할미의 계승이라고 하니 긁는 재주도 전수 받았을 것이다. 지리산 품에서 나서 그 품에 살고 있는 가장 가까운 우리의 가려움부터 긁어 주지 않겠는가. 든든한 배경이 있으니 함양인 모두 잘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봄 속 설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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