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같은 여러분들의 고운 얼굴을 떠올리며 새벽 일찍 자리에 앉았습니다. 시원스레 뻗은 지리산 자락에 잔설(殘雪)들이 지리산 능선의 위용(偉容)을 자랑할 때 여러분들을 만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선생으로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여러분들에게 고등학교 생활은 첫 경험이라, 도와준다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모자란 부분이 많았을 것입니다. 또 때로는 의욕이 지나쳐 여러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혹여 서운한 일이 있으면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고, 먼저 인생을 산 사람의 노파심(老婆心)과 욕심에 그렇게 된 일들이니 너그러이 용서해주기 바랍니다. 나는 여러분들과 같이 지낸 일 년이 참 행복했습니다.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학생들 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어서 다른 반에 비해서 수월하게 담임 노릇을 했습니다. 그래도 담임에게는 늘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여러분들을 좀 더 다그치고 체계적으로 끝까지 지도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금치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제 새 학기가 되면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모자란 부분들을 채워 가며 좀 더 알찬 고등학교 생활을 만들어 가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에게 고등학교 시절은 평생에 한 번뿐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의해서 여러분의 인생이 좌우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든지 간절함과 절실함을 갖고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그렇게 되면 좋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목표를 정하고 여러분 미래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좀 더 간절하게 절실하게 노력을 해주기 바랍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서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다 보면 여러분의 실력이 조금씩 향상될 것입니다. 그리고 첫 시간에 칠판에 적어주면서 부탁했던 말, 성실한 사람이 되자, 겸손한 사람이 되자, 예의 바른 사람이 되자, 이 부탁, 나를 기억하는 한 늘 명심해주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칭찬과 격려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해도 학년 말이 되면 여러분들 친구들 사이에 조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여러분들의 성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선생님들의 칭찬과 격려가 바탕이 되어 여러분들의 노력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여러분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여러분들을 나무라고 탓할 선생님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여러분들을 돕기 위해서 계시는 분들입니다. 선생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선생님들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노력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고등학교 시절을 통해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까? 여러분들을 열정과 꿈을 그 도화지에 그려보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바랍니다. 비전(VISON)이 없는 민족은 망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비전이 없는 개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하여 묵묵히 걷는 그 길 위에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나라 이 민족의 미래이며 희망이자 나의 소중한 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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