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숲 반달곰, 남강댐 물문화관 수달벤치, 창원 문화의 거리 악사, 포항 호미곶 돌문어, 진주 수곡면과 대평면 딸기, 양산미디어박물관 공룡, 강원도 횡성 한우 조형물 등이 제 작품이죠. 제가 만들어 설치한 조형물이 전국에 60여점 정도 됩니다.” 부산대 미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부산에서 활동하다 6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수연(42) 조각가를 안의면 대대리 두항마을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딸아이가 돌을 갓지난 2013년 안의면 이문마을로 귀향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결혼전 “아이가 태어나면 시골에서 키우자”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귀향후 둘째가 태어나 네 식구로 늘어났다. 큰딸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 작가는 작업실이 있는 두항마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온가족이 울산으로 이주해 울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다”는 그는 미대에 진학해 조각을 전공했다. 전공인 조각뿐만 아니라 조형·입체간판, 영화무대·소품 제작, 벽화, 민화, 풍속화, 풍경화, 일러스트 등 장르에 얽매임이 없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틈틈이 목조주택이나 조립식주택 건축에도 참여할 정도로 재주가 많다. 3년전 두항마을에 마련한 25평짜리 작업실도 각파이프와 패널을 이용해 손수 지었다고 한다. 이 곳에 작업실을 따로 마련하기 전까지는 이문마을 살림집 한쪽을 작업실로 이용했다. 두항마을로 작업실을 옮긴 뒤 기존의 작업실은 아내 김은경(37) 씨가 화실로 사용하고 있다. 은경씨 역시 부산대 미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서양화가다. 미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캠퍼스 커플로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어린 두 딸을 키우다보니 최근에는 작품 활동보다 안의사랑공동체 대표를 맡아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교육사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작품을 만든다. 금속은 물론,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나무, 돌, 흙 등 작품의 특성에 따라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한다. 이 중에서도 금속을 이용한 작품이 많다. 주문제작 방식의 상업용 조형물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제작해 전시회를 열어 지역민 등 일반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중에서도 지난해 10월16일부터 보름동안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연 3번째 개인전 ‘고대로부터…’를 통해 선보였던 다보탑(석가여래상주설법탑)이 가장 애정이 간다고 했다. “보통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한달 정도 걸리지만 금속을 일일이 용접해 만든 다보탑은 한달보름 정도 걸렸다”면서 “도면을 확보하고 비례에 맞게 축소(430×430×1260mm)해 다보탑의 모양과 느낌을 형상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만족할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흡족해 했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 특징을 ‘비움’에 있다”고 했다. 그래선지 그의 작품에는 비움으로써 채우는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다보탑과 청자 어룡형주전자, 항아리 등 그의 수많은 작품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절묘한 조화로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이 작가는 그동안 3회에 걸친 개인전과 50회가 넘는 단체전에 참여했다. 3.15미술대전 특선,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특선, 광주비엔날레 무등미술대전 입선 등 각종 미술대전에서 수상했다. 한국미술협회 및 부산목금토화 야외조각회, 함양 젊은 작가들의 모임 ‘그루’ 회원이며 함양미술협회 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수연 작가는 “장르를 뛰어넘어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소통하면서 함양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뜻있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 함양에 재미있고 독특한 조각공원을 조성해 함양의 새로운 명소를 만드는 게 꿈이자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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